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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위해 '공생 프로젝트' 돌입한 대학생들의 사연(사진 3장)

국민대 학생들이 생존에 어려움을 겪는 교내 길고양이들을 보호하려고 후원금을 모아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어 화제다.

11일 프로젝트 담당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국민대 의상디자인과 이은지(21)씨와 이예진(22)씨가 주도하는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 프로젝트는 서울 정릉로 국민대 캠퍼스에 사는 10여마리 길고양이들을 위해 급식소와 집을 설치해 고양이와 학생들이 공생할 방안을 찾는 것이 목적이다. ‘추어오’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애오’ 말투를 변용한 것으로 ‘추워요’라는 뜻이다.

두 학생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지난 11월. 4월부터 먹이를 주며 보살펴 오던 학내 길고양이가 9월에 새끼 고양이 네 마리를 낳았다. 교내 한 건물 보일러실 천장에 살던 이 고양이 가족은 그러나, 지난 11월 건물 4층 높이에서 새끼 두 마리가 추락해 이 가운데 한 마리가 숨지는 비극을 겪었다. 사건을 접한 학생들이 곳곳에 연락해봤지만 구조할 방법이 없었다. 이예진씨는 “엄마 고양이가 새끼고양이 찾느라 우는 소리가 옆 건물인 경상관 수업하는 곳까지 들렸다”고 말했다. 이 일을 계기로 이은지씨는 학내에 제대로 된 고양이 집과 급식소를 설치하자고 결심하게 됐다.

고양이 집과 급식소 제작에 필요한 자금은 학우들의 후원금으로 충당했다. ‘5000원 이하 후원금’을 내걸고 모금을 시작했는데, ‘추운데 고생한다’며 커피값을 얹어주는 학생도 있었고 20만원이라는 거금을 쾌척한 학생도 있었다. 그렇게 모은 후원금 50만원으로 고양이집 5개와 급식소 4개를 공대, 예대, 경상관, 본부관 등에 마련했다. 집은 스티로폼 상자 안에 단열재와 돗자리, 바람막이 등을 설치한 형태였고, 급식소는 위는 화분 형태, 밑은 사료를 먹을 수 있게 만든 모양으로 만들었다. 급식소 디자인은 고양이 커뮤니티 ‘마더캣’에서 제공해줬다. 모두 20만원의 경비를 들였다.

하지만 국민대 청소 노동자들이 지난 10일 이들이 만든 고양이집과 급식소를 모두 철거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국민대 총무과 관계자는 “고양이들이 강의실이나 건물 안으로 들어와서 배변을 하고 그러다 보니 청소하는 분들이 청소하다가 치운 것이지 별다른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프로젝트 운영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좋은 의도로 하는 것이니 학교 쪽도 막을 이유가 없어 다시 설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 프로젝트를 이끈 두 학생은 고양이집과 급식소가 다시 설치되면 재능기부 형식으로 디자인 용품도 직접 만들어서 판 돈까지 더해 고양이 사료 등을 챙겨줄 생각이다. 이은지씨는 “학교와 고양이가 공생하는 데 동의한다는 취지의 서명을 현재 300명 정도 받았는데, 500명까지 받는 게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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