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한국에 필요한 발걸음

한국은 현재 전 세계에서 화석 연료 수입 5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OECD 국가 중 7위로 기후 변화에 대한 책임이 매우 큰 나라입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대응 수준은 여전히 미진해 국내 전력 중 재생가능에너지 비율이 고작 1.9%입니다. 지구를 데우는 탄소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 무엇보다 시급한 일 중에 하나는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일입니다. 이제 우리 정부도 세계적인 변화에 흐름에 맞추어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출처_ Simon Guillemin, 아바즈>

구두와 쪼리, 운동화 등의 수천 켤레의 신발이 파리 시내의 레퓌블리크 광장에 전시되어 거리를 알록달록 수놓았습니다. 시민들이 보내온 이 신발을 다 합치면 그 무게만도 4톤. 여기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낸 신발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신던 운동화도 함께 가지런히 놓였습니다. 주인과 떨어져 가지런히 놓인 이 신발들이 왜 파리 광장에 전시된 걸까요?

파리 광장에 놓인 발걸음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지구 온난화의 피해를 줄이고자 구체적인 이행방안 논의를 위해 매년 개최하는 회의입니다. 올해는 제21차 회의로 2015년 11월 30일부터 12월 1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립니다. 기후변화협약 총회를 앞둔 11월 28-29일, 전 세계는 시민들의 '기후 행진'으로 들썩였습니다. 이날 175개 나라에서 시민 80만여 명이 거리로 나와 행진했습니다. 세계의 주요 도시에서 2,300개의 '글로벌 기후 행진'의 행사가 열렸고, 기후변화 협약에 강력한 합의와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회의가 열리는 파리는 정작 테러로 시위 금지령이 내려져 예정되어있던 대규모 행진이 취소되었습니다. 원래대로 행진이 진행됐더라면 아마 십만여 명의 시민이 파리 거리를 누비며 기후변화협약에 참여하는 정상들에게 100% 재생가능에너지를 촉구했겠죠. 바로 이 신발들은 행진할 수 없게 된 파리 시민들의 '걷고 싶다'는 마음이 담긴 신발인 것이죠. 기후 변화를 막는 길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소망의 상징하기도 하고요.

<출처_ Jane, 아바즈>

지구촌에서 이어지는 행진의 발걸음

멕시코•브라질•페루 등 남미도 홍콩•대만•인도 등 아시아도. 지구에서 가장 높은 지역 히말라야, 태평양에 있는 저지대 섬, 라틴아메리카의 열대우림 지역에까지 세계 각지에서 시민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흥겨운 춤과 자전거타기, 디제잉, 타악 연주 등 다채로운 모습의 기후행진도 벌어졌습니다.

호주는 전국 30여 군데에서 기후 행진 행사가 열렸고 17만 명이 참여했습니다. 영국 런던에서는 배우 엠마 톰슨과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 제러미 코빈 노동당 당수 등 유명인들도 동참해 눈길을 모았습니다. 코빈은 파리 회의에서 제대로 된 합의가 이뤄진다면 기후변화 문제 해결만이 아니라 인구 문제와 불평등 문제, 환경 난민과 전쟁 난민, 자원 전쟁과 같은 전 지구적인 문제 해결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연설했습니다.

서울 청계 거리를 메운 시민의 발걸음

방송 <비정상회담>에서 벨기에 대표로 활동하는 줄리안이 등장했습니다. 박원순 서울 시장님의 격려하는 목소리도 들리고, EU 대사들까지 출동했습니다. 29일 1시, 우리나라 시민들이 모여 변화의 목소리 높이는 자리에 함께 한 것이죠. 그린피스, 아바즈, 기후행동2015, GEYK, 350.org가 주축이 되어 서울 청계광장에서 기후 행진을 했습니다. 비가 오고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000여 명의 시민이 모였고,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확대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청계 거리를 행진했습니다.

행사를 여는 무대에서는 박원순 서울 시장님과 안희정 충청남도 도지사님은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위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영상으로 기후 행진을 격려했습니다. 영국, 프랑스, 스웨덴 등 18개국의 유럽연합 대사들도 무대에 올라 "Our Planet Our Future; Fighting Climate Change Together"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지구촌 시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기후 변화를 위해 싸우자고 파이팅 넘치게 외쳤습니다. 이후 대사들은 시민과 함께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통해 기후 변화에 대응할 것을 촉구하며 서울 청계 거리를 따라 행진했고, 킹스턴 루디스카와 풍물패의 신명 나는 공연도 이어졌습니다. 방송인 줄리안도 행사 시작부터 <비정상회담>프로그램을 패러디 한 '기후토크'가 있던 저녁까지 줄곧 함께 했습니다.

또한 기후 행진이 있기 직전 그린피스에서는 조금 특별한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태양광 패널 모양의 판넬로 "미래부, 정책으로 답해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이는 그린피스가 미래창조과학부에 보낸 정책 제안을 시행령에 반영해 줄 것을 요청하는 의미입니다. 그린피스는 지난달 정책 제안서로 국내 데이터 센터가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했죠.

우리나라가 향하는 걸음, 우리가 계속 걸어야 하는 발걸음

한국은 현재 전 세계에서 화석 연료 수입 5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OECD 국가 중 7위로 기후 변화에 대한 책임이 매우 큰 나라입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대응 수준은 여전히 미진해 국내 전력 중 재생가능에너지 비율이 고작 1.9%입니다. 지구를 데우는 탄소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 무엇보다 시급한 일 중에 하나는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일입니다. 이제 우리 정부도 세계적인 변화에 흐름에 맞추어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바로 이런 변화를 위해 전 세계 곳곳의 수많은 시민들이 같은 목소리를 낸 이유니까요. 한국 정부의 걸음이 변할 수 있도록 기후 행진에서 보여주신 시민 여러분들의 발걸음을 지속해주세요. 그린피스도 기후 변화 해결을 위한 발걸음을 계속하겠습니다.

글: 김혜린,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커뮤니케이션 담당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Paris COP21 #기후행진 #글로벌기후행진 #재생가능에너지 #서울 #청계광장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