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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 스타벅스에서 최초로 부점장 승진하다(사진)

"일반인에게는 사소한 일 하나가 장애를 가진 저에겐 연습하고 극복해야 하는 과정이었어요. 주문하는 고객의 입모양만 보고 쇼트(Short)와 톨(Tall) 사이즈를 구분하기란 쉽지 않죠"

2011년 장애인 채용 1기로 스타벅스코리아에 입사한 권순미(여·36세)씨는 1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이달 부점장 직급으로 승진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첫 청각장애인 부점장이다. 전국 스타벅스에는 현재 청각장애인과 지적장애인 등 142명의 장애인이 근무하고 있다.

권 부점장은 보청기를 통해 작은 소리만 들을 수 있는 2급 중증 청각장애인으로, 입모양을 보는 '구화(口話)'로 상대방의 말뜻을 이해할 수 있다.

그는 입사 이후 '안녕하세요'라는 기본적인 표현부터 시작해 매일 발성과 발음 연습을 하며 의사 표현 실력을 키웠다.

최고의 바리스타가 되겠다는 의지로 올해 2월 스타벅스의 커피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인 커피마스터 자격도 취득했다.

스타벅스 커피마스터는 6개월 이상 커피 원산지 지식, 원두 감별 테이스팅, 커피 추출기구 실습, 로스팅 교육 등을 거쳐 선발되는데 커피전문가를 인증하는 검은색 앞치마를 입고 근무할 수 있다.

물론 그간의 생활이 항상 희망차고 즐거운 것만은 아니었다.

고객의 주문을 받는 것을 비롯해 갖가지 어려움을 뛰어넘어야 했기 때문이다.

권 부점장은 "고객의 입모양과 포스(POS·판매관리기기) 화면을 번갈아 보는 사이에 고객의 추가 주문을 놓쳐 엉뚱한 음료가 나온 경우도 있었다"며 "입모양을 보고 숏(Short)과 톨(Tall) 사이즈를 구분하기도 쉽지 않아 고객에게 컵을 보여주며 사이즈를 다시 한번 확인한다"고 말했다.

새로 합류하는 파트너들에게도 먼저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밝혔고, 귀가 잘 들리지 않으니 자신이 잘 알아듣지 못하면 마주보면서 이야기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노력 속에 스타벅스에서 바리스타로서 자리를 잡았다. 첫 근무지인 올림픽공원점 고객이었던 지금의 남편과 결혼에도 골인했다.

승격 임명식을 가진 권씨는 올림픽공원남문점에서 부점장으로 일하게 된다.

권 부점장은 "동료 파트너와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는 관리자가 되겠다"며 "장애를 넘어서는 도전과 의지, 커피에 대한 열정으로 동료 장애인들과 도우며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홍식 스타벅스 인사총무팀 수석부장은 "권 부점장은 그간 장애인 바리스타들의 멘토로 많은 역할을 해왔다"며 "특히 단골 고객이 권 부점장을 보고 본인의 청각장애인 자녀에게 스타벅스 입사를 추천하는 등 일반인들에게도 장애의 장벽을 넘어서는, 일하는 즐거움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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