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미국을 죽이고 있는 질병 '세컨도시스'의 진실

  • Sandro Galea
  • 입력 2015.12.07 09:08
  • 수정 2015.12.07 09:39

*이 글은 미국 사회가 겪고 있는 총기 관련 문제를 '세컨도시스'(미국은 수정 헌법 2조에 의해 '무기휴대의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라는 가상의 질병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최근 민주당 의원 115명은 의회 지도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들이 긴급히 치료해야 할 유행병이라고 표현하는 어느 건강 문제 연구에 대한 연방 자금의 (사실상의) 지원 중지를 해제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편집자 주 : 이 탄원서는 조용하게 거절당했다)

나는 예전에도 우리 사회를 더 건강하게 만들려는 노력이 자금 부족 때문에 어떤 식으로 약화되는지에 대해 쓴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문화적, 정치적 복잡함이 없었다면 우리가 예방할 수 있었을 질병과 맞서 싸우는 데 있어 우리가 겪는 어려움을 우화적으로 표현해 보려 한다.

최근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미국에서 매년 32,000명이 세컨도시스(secondosis)라는 병으로 사망했다고 해보자. 약 20만 명이 이 병에 걸렸다가 회복하지만, 세컨도시스는 육체적, 심리적으로 긴 여파를 낳을 수 있으며, 일부의 경우 굉장히 큰 피해를 준다. 세컨도시스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교통 사고보다 더 크다.

세컨도시스가 다른 고소득 국가에서도 발견되긴 하지만, 미국에서 훨씬 더 흔하다. 매일 90명 정도가 세컨도시스로 사망하는 미국에서는 이 질병이 자주 발생하며, 이중 일부는 매체의 큰 관심을 받기도 한다. 2012년에 특히 비극적이었던 코네티컷(편집자 주 : 26명이 사망한 샌디훅 사건)의 발병 사건 이후, 전국적으로 거의 1천 건의 대량 발병이 있었다. 세컨도시스에 대한 공공 보건의 접근은 잘 알려져 있고, 세컨도시스를 유발하는 병원균은 밝혀졌으며 예방이 가능하다. 미국의 세컨도시스 발병률을 비슷한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보면, 우리는 매년 25,000명의 생명을 당장이라도 구할 수 있다.

세컨도시스의 존재를 우리가 모르는 것도 아니다. 세컨도시스 발병 후 대통령이 몇 번이나 연설을 하며 세컨도시스의 종식을 위한 행동을 촉구했다.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발병한 지난 주말이 가장 최근의 예이다. 하지만 이 병원균을 잘 알고 있고 예방을 위한 전략들도 보여주었음에도, 미국은 최근 몇 년 간 세컨도시스를 멈추기 위한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다른 질병과는 달리 세컨도시스는 공공 보건의 문제로 간주되지 않기 때문이다.

세컨도시스 병원균이 오래 전부터 미국에 있어 왔고, 그건 세계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다른 점은 '이 병원균이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가'다. 미국 문화는 세컨도시스 병원균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 같다는 점이 문제인 것 같다. 어쩌면 이 병원균이 헌법으로 보호 받는 국가 정체성의 중요한 일부분이라는 생각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병을 막으려는 행동이 부족한 것의 큰 원인은 잘못된 법률 해석이다. 세컨도시스 병원균이 특정 군부대에서 주로 발견되었고 정부가 군인들을 이 군부대들로부터 안전하게 떨어뜨려 놓을 수 있다면 병원균 격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해 보자. 그런데 어떤 해석에 의하면 이 행동은 '집주인의 동의 없이 개인 가정에 군인을 주둔시키는 것을 금지하는 헌법 3조'에 어긋난다고 한다. 2008년 컬럼비아 대 헬렌 사건에서 '집'을 군부대가 아닌 국가 전체를 의미한다는 대법원의 시각을 고수한다면 말이다. 이 엄격한 헌법 해석에 따르면, (세컨도시스가 발병했더라도) 군인들을 이동시키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당시 이 해석은 대중에게 광범위한 전국적 지지를 얻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이렇게 되었다.

역설적이게도, 세컨도시스가 발병하고 나면 이를 치료하는데 대한 관심이 주기적으로 일지만, 이는 아주 빨리 잦아드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대중은 발병률과 사망률을 낮추는 것보다는 헌법 조항 하나를 지키는데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예방 조치를 반대하는 이 묘한 대중의 입장은 헌법의 특정 해석 보존과 기업 이익 보호를 추구하는 잘 조직된 행동주의에 기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행동주의의 정치적 영향력은 엄청나서, 세컨도시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어떤 법제화 노력도 다 성공적으로 짓눌렀다. 현직 의무감(Surgeon General)의 임명조차 그가 예전에 세컨도시스에 대해 했던 발언 때문에 무효화될 뻔했다.

안타깝게도 이 병에 대한 오해는 널리 퍼져 있으며, 우리가 다른 국가들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검증된 행동을 통해 얼마나 쉽게 생명을 구할 수 있는지도 다들 모르고 있다. 예를 들어, 1996년의 끔찍했던 발병 사건 이후, 오스트레일리아는 이 병원균의 특히 위험한 형태를 금지했으며, 그 뒤로 세컨도시스 사건이 극적으로 감소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1996년 이후 큰 발병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 영국과 일본 등도 엄격한 규제로 이와 비슷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미국의 대중은 세컨도시스에 의한 사망과 부상에 경악하지만, 뒤흔들기 힘들어 보이는 전국적인 근거없는 신화가 있다. 그중 가장 유해한 것은 아마 세컨도시스는 다른 병을 가진 사람들 때문에 퍼진다는 믿음, 병원균을 제한하는 법이 사망률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믿음이다. 그런 믿음을 즉각 반박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다. 다른 국가들에도 다른 병을 가진 사람들이 미국만큼 있다.

다른 오해 중에는 5:4 대법원 판결이 - 위에서 언급했던 2008년 판결과 같은 - 뒤집기 어려우며 영속적이라는 믿음도 있다. 사실은 미국 건국 이후부터 그런 판결들은 여러 번 뒤집혔다. 공적 토론이 미미한 법원 판결의 틀에서 이루어지고, 전국적 문화를 빚어내는 활동가들의 반향실에서 강화된다는 게 놀랍다.

나는 공공 보건은 세컨도시스를 주도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해결책의 일부가 되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해결책이 애가 탈 정도로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공공 보건 개선이 엄청난 수의 생명을 구할 수 있고, 경제적 영향은 상대적으로 아주 적을 거라는 증거가 넘친다. 공공 보건 분야에서 세컨도시스를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공공 보건이 사람들을 건강하게 만드는 조건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하는 한, 우리는 이 질병을 제대로 공격했을 때 줄일 수 있는 부상과 사망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명백한 메시지를 전할 도덕적 의무를 갖고 있다.

*본 기사는 허핑턴포스트 US의 'Secondosis: A Tale of One Treatable Disease, Left Untreated'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페이스북 팔로우하기 |

트위터 팔로우하기 |

허핑턴포스트에 문의하기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세컨도시스 #미국 총기사고 #미국 총기 #수정헌법 #미국수정헌법3조 #국제 #미국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