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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연계 핵심인물로 떠오른 '美 총기 난사범' 말리크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샌버나디노 시 테러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타시핀 말리크(27)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말리크는 남편 사이드 파룩(28)과 총기를 난사해 14명을 죽이고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가 남편과 함께 사망했으며, 파룩의 급진화에 큰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말리크는 파키스탄 북부 인더스강 동쪽의 카로르 랄 에산 또는 라야 출신이다.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들을 취재한 외신들의 보도가 엇갈리지만 두 지역은 30㎞ 정도 떨어져 있어 가까운 편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말리크가 25년 전 아버지 굴자르를 따라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주했다고 보도했다.

말리크에겐 남매가 남녀 2명씩 총 4명 있었으며, 전직 관료인 아흐메드 알리 아울락이라는 사람과 관련이 있었다고 한다.

굴자르는 사우디에서 성향이 바뀐 것으로 전해진다.

말리크의 삼촌인 자베드 라바니는 "굴자르는 사우디로 간 이후 많이 변했다"며 "그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친척들은 굴자르가 매우 보수화되고 강경해졌다고 말해줬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말리크는 사우디에 있는 동안 이슬람 급진주의와 관련해 사우디 당국의 이목을 끈 적이 전혀 없었다. 사우디의 감시 대상자 목록에 이름이 오른 적도 없었다.

말리크는 성장한 이후 다시 파키스탄으로 돌아갔다.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들은 "말리크는 5∼6년 전 돌아와 약사가 되려고 물탄의 바하우딘 자카리야 대학에 다녔다"고 밝혔다.

카로르 랄 에산, 라야, 물탄은 모두 파키스탄 펀자브 지방의 도시들로, 펀자브는 알카에다와 관련된 이슬람 단체들이 본거지를 틀고 인력을 충원하는 곳이다.

데일리메일은 말리크가 이 대학 약학 시험에서 100점 만점에 74.88점을 받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말리크가 파키스탄에서 수니파 급진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지지하는 이슬람 사원 및 성직자와 관련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dpa 통신은 파키스탄 정보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말리크가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이슬람 사원 랄 마스지드(붉은 사원)의 성직자 마울라나 압둘 아지즈와 접촉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데일리메일 역시 미국 당국이 랄 마스지드와 말리크의 연관성에 관한 정보를 파키스탄 쪽에 넘겨줬다고 보도했다.

랄 마스지드는 강경 이슬람주의 세력이 강한 사원으로, 이 사원과 사원의 수장인 아지즈는 IS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보를 넘겨받은 파키스탄 당국은 아지즈에 대한 조치를 취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그러나 미국의 수사당국이나 정보당국이 말리크와 이 사원이 어떤 식으로 관련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말리크와 파룩이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는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미국 시민권자인 파룩은 사우디에서 말리크를 만났고 말리크는 약혼자 비자를 얻어 지난해 미국에 입국했다.

말리크는 사우디에서처럼 미국에서도 전혀 감시 대상이 된 적이 없다.

미국 내 무슬림 사회에서 한 활동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국이 인지하지 못한 극단주의 세력의 동조자가 치명적 수준의 무기를 모아 미국 어디서든 공격에 취약한 모임을 덮칠 수 있다는 공포"라는 새로운 형태의 위협이 생겨난 것으로 봤다.

사법 당국이 오랫동안 두려워해 온 '아기가 있는 젊은 부부가 한 번도 테러 수사 선상에 오르지 않고 평범한 삶을 살면서 비밀리에 총기, 탄약, 사제폭탄을 쌓아둔다'는 시나리오가 현실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연방수사국(FBI)은 테러집단과 관련된 사람 수백 명을 추적하는데 그 그물의 어느 가닥도 샌버나디노 총격범들에게는 닿지 않았다"며 미국의 대(對)테러 방책에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슬람 관련성, 직장 내 불화, 합법적으로 취득한 총기 등 실로 다양한 특성이 뒤섞인 이런 사안은 사법기관이 아무리 잘 적응하려고 해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WP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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