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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획정] '이병석 중재안'은 무엇인가

  • 김병철
  • 입력 2015.12.04 16:12
  • 수정 2015.12.04 16:13
ⓒ연합뉴스

내년 4월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에 대한 여야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이른바 '깜깜이 선거'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일단 현행 의원 정수 300석을 유지하면서 농어촌의 지역 대표성 확보를 위해 지역구 의석을 늘리고, 대신 비례대표를 줄인다는 데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비례대표의 축소 방식을 놓고는 여야가 충돌했다.

새누리당은 지역구 의원들도 전문성을 갖춘 만큼 비례대표 숫자를 순수하게 감축만 하면 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지역구 의석 수와 정당득표율을 비례대표에 연동하자고 맞서고 있다.

더욱이 정의당은 가뜩이나 1천만표 이상의 사표가 발생하는데 비례대표가 줄어들 경우 사표는 더 늘어나게 되고, '승자독식'의 구도를 악화시킨다며 비례대표 축소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오는 15일이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의 활동 시한이 끝나는데다 총선 예비후보 등록도 시작되기 때문에 앞으로 열흘 남짓이 내년 '총선 지도'를 결정 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당초 지역구와 비례대표가 연동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요구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 소속 이병석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의 중재안을 마지노선으로 삼고 있다.

'이병석안(案)'은 정당득표율의 50%를 의석수에 반영토록 하는 게 골자다. 사표 방지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지역구 의원 배출을 못해도 정당득표율이 높은 군소 정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제도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이 비례대표로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을 대거 포진시킴으로써 총선 국면에서 목소리가 큰 단체들을 우군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또 권역별 비례대표제든, '이병석안'이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추산하면 현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이 붕괴되고, 특히 영남에서 새정치연합의 침투가 이뤄져 불리하다는 자체 분석도 있다.

실제로 제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득표율은 지역구 43.3%(127석), 비례대표 42.8%(25석)으로 과반에 미치지 못했으나 의석 점유율은 50.7%(152석)로 과반을 차지했다.

정개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이학재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자칫하면 정부를 불안하게 이끌 수 있는 굉장히 위험한 제도"라고 거부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지역구에서 떨어진 후보를 비례대표로 선출시키는 석패율제를 마지노선으로 긋고 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이병석안'에서 정당득표율 반영 비율을 50%가 아닌 30% 또는 그 이하로 설정해 상징적으로만 남겨 놓는 방안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기자 간담회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안되더라도 균형 의석(이병석안)과 석패율이 받아들여져야 비례대표 축소를 양해할 수 있다"고 못박았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김무성·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양당 원유철·이종걸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는 오는 6일 국회에서 선거구획정을 위한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전날 정의화 국회의장이 주재한 회동에서 정기국회가 끝나는 오는 9일을 협상의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데 따른 것이지만 양측의 '공통분모'를 찾는 게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결국 이달 중 열릴 게 확실시되는 임시국회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내년으로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선거구의 최대·최소 인구 편차를 올해까지 2대 1로 줄여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내년으로 넘어가면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불가능하고 기존 등록도 무효로 되면서 일대 혼란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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