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기후변화를 늦추는 건강한 방법, 일주일 하루 채식

축산업은 인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약 18%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양은 교통수단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양을 모두 합친 13.5%보다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세계의 고기생산과 소비량은 1960년 이후 급격히 증가하였고, 2050년까지 약 70~80% 더 증가할 추세이다. 그러므로,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해 고기소비를 제한하는 전략은 반드시 필요하다.

  • 이현주
  • 입력 2015.12.04 09:16
  • 수정 2016.12.04 14:12

지금 파리에서는 제21차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UNFCCC-COP21)가 진행 중이다. 지난 29일 예정되었던 글로벌기후행진(Global CLimate March)은 테러에 대한 위험 때문에 총회가 열리는 파리에서는 취소되고, 런던, 뉴욕,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진행되었다. 대신 파리에서는 신발행진을 진행했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자신이 신어왔던 신발을 기증하여 이 행진에 참여했다.

사진. United Nations

2009년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를 앞두고, 벨기에에서 열린 유럽의회에서 비틀즈 전멤버였던 폴 매카트니는 "일주일에 하루 채식을 하면 기후변화를 늦출 수 있다."며 "Less Meat, Less Heat(고기소비를 줄이면 지구의 열을 식힐 수 있다)" 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때 나는 뉴스를 접하고나서, 2010년 1월 한국고기없는월요일을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고, 그해 멕시코 칸쿤에서 열렸던 COP16에 참여하여 고기없는월요일 부스를 세계최초로 진행했다. 2주간 진행된 부스에는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휴메인소사이어티 Humain Society International,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브라이터그린 Brighter Green, 영국 옥스퍼드에 있는 녹색경제연구소Green Economics Institute 등의 활동가들이 방문했고, 공장식 축산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과 반생명적인 먹거리 문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처음으로 연결되었다.

사진. 한국고기없는월요일

그로부터 4년이 흐른 2014년 3월, 나는 글로벌고기없는월요일(Global Meatless Monday)라는 발신자로부터 한통의 메일을 받았다. 2003년 세계 최초로 고기없는월요일(Meatless Monday)운동을 시작했던 시드 러너(Sid Lerner)가 이끄는 미국의 고기없는월요일에서 보내온 것으로, 전세계 고기없는월요일 운동의 진행상황을 알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이렇게 연결이 된 세계의 고기없는월요일 활동가들이 작년 10월 뉴욕에서 처음 워크샵을 갖았고, 여기에는 휴메인소사이어티와 브라이터그린이 함께 했다. 고기없는월요일을 진행 중인 36개국 중 12개국에서 참석했는데, 서로 반갑지만 낯설었고, 무엇을 어떻게 함께해 나가야할지 막막했다. 그로부터 1년 간, 우리는 구글을 통해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실시간으로 메일을 주고받으며 의견을 소통하기 시작했고 참여국이 점점 늘어나서 40개국 이상으로 확산되었다. 5대양 6대주의 활동가들은 각 나라별로 어떻게 운동이 진행되고 있는지, 어떤 좋은 프로그램이 있는지, 앞으로 어떤 일을 함께 계획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특별히 이끌어주는 리더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부담 없이 메일을 주고받았다. 나로서는 처음 경험해보는 아주 매력적인 소통방식이었다. 인터넷과 구글이 준 선물이기도 했다. 자료를 만들어 공유하는 것도 아주 간단하고 편했고, 동시 소통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모으는 일도 너나 할 것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간단하게 해결이 되었다. 무엇보다 전세계의 열정적인 활동가들의 헌신이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에너지발전소와 같은 역할을 했다.

사진. 한국고기없는월요일

우리는 이렇게 1년간의 소통을 통해 몇가지 계획을 세웠고, 이번 파리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 기간 동안 그 계획들을 현실로 옮길 수 있게 되었다. 그중 하나는 40여개국의 채식레시피들을 모아 글로벌 쿡북을 출간하는 것이다. 각 나라별로 채식레시피와 사진, 활동내용을 담아 이탈리아로 보내면, 편집을 한 후 미국으로 보내서, 레시피를 세계공통의 계량단위로 통일하여 재편집하는 과정을 통해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생각해보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세상은 여전히 변화시킬 것 투성이지만, 우리에게 이러한 단결된 힘이 있다는 것은 정말로 큰 희망이 아니던가.

사진. 유엔개발계획 UNDP

우리가 계획한 두 번째 이벤트는, 할리우드 영화배우 에드워드 노튼이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유엔개발계획(UNDP)에서 진행하는 Equator Prize 2015 Award Ceremony 의 리셉션을 채식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번 시상식에는 영화배우 알렉 볼드윈을 비롯한 유명인들이 대거 참여하고, 영국의 유명쉐프가 완전채식으로 만찬을 준비하고 저탄소 식단의 기후변화 대응전략에 관한 프레젠테이션도 진행할 예정이다. 행사는 12월7일 저녁 6시반 Theatre Mogador에서 열린다.

사진. 글로벌고기없는월요일

마지막으로 글로벌고기없는월요일에서 계획한 COP21 공식 이벤트는 이번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가 열리는 장소인 르브루제 Le Bourget의 넬슨 만델라 홀Nelson Mandela Auditorium에서 진행된다. 이번 행사에는 덴마크 대안당 대표인 우페 엘벡 Uffe Elbaek, 파리 제2구시장 자끄 부또 Jacquew Boutault 등의 정치인과 존스홉킨스 대학 연구팀을 비롯하여 과학자들이 육류소비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에 관한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고 전세계 고기없는월요일 활동가들의 패널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나도 이번 회의에서 발표를 맡았다. 나는 지난 3년간 진행해왔던 채식프로그램을 통해 만성병을 치유했던 사례들을 소개하고, 오감테라피를 통한 에코라이프스타일에 관해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 한국고기없는월요일

유엔FAO(UN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보고서에 의하면 축산업은 인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약 18%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양은 교통수단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양을 모두 합친 13.5%보다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세계의 고기생산과 소비량은 1960년 이후 급격히 증가하였고, 2050년까지 약 70~80% 더 증가할 추세이다. 그러므로,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해 고기소비를 제한하는 전략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파리유엔기후회의 중 친환경도시로 소개될 스웨덴의 벡쇼에서는 공공기관에서 고기없는월요일을 시행하여 저탄소 전략을 실천 중이다. 이러한 도시는 벨기에 헨트시, 독일의 브레멘시, 브라질의 상파울로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30개 도시와 우리나라 서울에서 진행중이다. 현재 서울시는 친환경정책의 일환으로 추진중인 채식친화도시 만들기 사업을 통해, 서울시청을 비롯하여 150여개의 급식소에서 주1회 채식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전북교육청 산하 88개 학교와 시민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이 캠페인에 참여중이다.

자료.비주얼다이브

이제 고기소비를 제한하는 캠페인은 더 이상 채식주의자들의 육식반대 운동에 국한되지 않고, 광범위한 친환경정책으로 채택되는 추세이다. 일주일에 하루 고기를 먹지 않는 실천이 지구를 살리고, 건강한 친환경습관을 만들어줄 수 있다. 또한 무고하게 희생되는 가축들의 수를 줄이고, 동물복지 문제를 개선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 일주일에 하루, 고기만 안먹으면 될까? 나는 이번 회의를 통해 친환경 채식식단과 더불어 몇가지 조언을 덧붙일 예정인데, 바로 다음과 같다.

1. 일주일에 하루는 채식을 하며, 자연에 드는 날로 정하여 산이나 공원으로 가자.

2. 일주일에 하루는 채식을 하며 스트레스프리, 핸드폰프리, 인터넷프리의 날을 지켜보자.

3. 과식을 하지 말고, 명상과 요가, 건강식단에 관심을 갖자.

4. 체력에 맞는 운동을 하고, 하루 1.5리터 물을 마시자.

5.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 슬로우라이프를 시작해보자.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unfccc #cop21 #Meat Free Monday #고기없는월요일 #채식 #기후변화 #이현주 #라이프스타일 #사회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