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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1시간만에 세상을 떠난 아기가 장기를 기증했다

  • 남현지
  • 입력 2015.12.02 16:02
  • 수정 2015.12.02 16:03
ⓒgettyimagesbank

세상의 빛을 본 지 1시간밖에 안 된 아기가 최연소로 장기기증을 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1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아기 엄마인 에마 리와 아빠 드루 리는 지난주 태어나 74분 만에 숨을 거둔 딸아이 '호프'(Hope)의 신장과 간세포를 성인 환자에게 기증했다.

영국 동부 서퍽 주(州) 뉴마켓에 사는 이들 부부는 임신 3개월째에 병원 초음파 검사에서 남녀 이란성 쌍둥이 중 딸아이가 불치병인 무뇌증을 갖고 있다는 설명을 의사에게서 들었다.

무뇌증을 가진 아기는 대개 태어나기 전이나 태어난 지 며칠 못 가 숨을 거둔다.

의사는 낙태를 권했고, 임신 13주차에 비극적인 소식을 접한 부부는 "제정신일 수 없었지만, 아이가 무의미하게 떠나길 원치 않았다"고 에마는 말했다.

에마는 지난해 4월 22일 태어난 지 100분 만에 숨을 거둔 아기 테디 홀스톤이 심장 판막과 두 신장을 기증했다는 이야기에 감명받은 기억을 떠올렸고, 호프도 장기기증으로 다른 이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부부는 지난주 쌍둥이 오빠 조시의 뒤를 따라 태어난 호프가 숨을 거둘 때까지 말없이 계속 안아줬다.

에마는 "호프가 살아있던 74분 동안 그 누구도 말을 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며 "우리 모두는 그저 딸아이를 안아줬다"고 전했다.

호프는 파란 눈을 뜬 채 평화롭게 숨을 거뒀고 에마는 직접 손으로 아이의 눈을 감겨줬다. 병실은 고요했다.

곧이어 호프는 수술실에 들어갔고 성인 환자 한 명에게 두 신장을 이식해줬다. 아이의 간세포는 냉동돼 간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전해질 예정이다.

에마는 "오늘도 여전히 딸아이는 다른 사람 안에 살아있다는 사실이 슬픔을 덜어준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이는 고작 74분밖에 살지 못했지만 일생 동안 다른 이들이 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을 했으며, 우리는 작은딸이 영웅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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