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결국 시카고 경찰청장은 해임됐다

미국 시카고 경찰청장이 시경 소속 백인 경찰관이 흑인 10대 용의자에게 16발의 총격을 퍼부어 사살한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은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게리 맥카티(56) 시카고 경찰청장을 해임한다고 전격으로 발표했다.

이매뉴얼 시장은 흑인 10대 절도 용의자 라쿠안 맥도널드(17) 총격 사살 사건으로 촉발된 일련의 사태가 경찰 리더십에 대한 시민의 신뢰 기반을 약화시켰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시카고 경찰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면서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하고 이번 사건과 관련한 경찰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태스크포스팀'(TF)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맥카티 청장 경질이 본인조차 전혀 예상하지 못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맥카티 청장은 이날 오전 7시40분 지역 라디오 생방송에 출연해 맥도널드 총격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매뉴얼 시장의 태스크포스 구성 계획을 높이 평가했고, "조금 바쁘고 다소 스트레스가 있기는 하지만 큰 문제는 없다"며 퇴진 의사가 없음을 확인한 바 있다.

게리 맥카티 시카고 경찰청장(오른쪽)과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

뉴욕 경찰(2000∼2006년)을 거쳐 뉴어크 경찰청장(2006∼2011년)을 지낸 맥카티 청장은 2011년 5월 이매뉴얼 시장 취임과 함께 시카고 경찰청장에 영입돼 이매뉴얼의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

맥카티 청장 경질은 맥도널드 총격 주체인 시경 소속 15년차 경관 제이슨 반 다이크(37) 경관이 사건 발생 13개월 만에 뒤늦게 기소되고, 또 기소 6일 만인 전날 보석으로 석방되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된 가운데 나왔다.

반 다이크는 현장 도착 30초 만에 총을 빼들어 2발의 총탄으로 맥도널드를 쓰러뜨린 후 14발을 추가로 발사했다.

이번 사건은 시카고 시가 경찰 순찰차 블랙박스에 담긴 총격 현장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맥도널드 유가족에게 보상금 500만 달러를 지급하면서 묻혀버리는 듯했다가 지역 독립 언론인의 제소로 법원이 동영상 공개를 명령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일각에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 출신 이매뉴얼 시장이 올초 실시된 재선 및 권력 유지를 위해 동영상 은폐를 시도했고, 최고 권력자의 비호 아래 검찰과 경찰을 총알받이로 내세우고 책임을 피해가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또 시카고 당국이 공개한 경찰 순찰차 블랙박스 동영상이 일부 조작됐다는 지적과 함께 경찰이 사고 현장 인근 패스트푸드점의 감시카메라 내용을 삭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4년 6개월간 시카고 시 살인률은 급격히 늘었고, 전국적인 관심을 모은 범죄 사건이 수차례 발생했으며, 특히 흑인 밀집지역인 도시 남부 폭력조직간 총격으로 인해 무고한 시민이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로 인해 오바마 대통령을 등에 업고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 시카고 시장에 당선된 이매뉴얼에 대한 흑인사회의 반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시카고를 지역구로 하는 일리노이 주상원의원 크웨임 라울은 이날 발표 후 "맥카티 청장 경질은 당연한 일이지만, 사법체계 개선을 포함한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평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시카고 #경찰청장 #16발 #경찰 #미국 #국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