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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가려던 '미스 캐나다'가 홍콩에서 발걸음을 돌린 이유

ⓒAP

중국 인권 상황을 비판해온 올해 미스월드 캐나다 대표가 중국 당국로부터 '외교적 기피 인물'(Persona Non Grata)로 지정돼 중국 입국이 거부당했다.

캐나다 일간 글로브앤드메일지는 26일(현지시간) 중국계인 미스월드 캐나다 애너스테이지아 린(林耶凡·25)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입국 비자를 받지 못해 중국에서 개최 중인 2015 미스월드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게 된 공식 이유가 당국의 '기피 인물' 지정 때문이라고 전했다.

린씨는 중국 남부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시에서 열리는 미스월드 대회 결승전에 참가하기 위해 26일 홍콩 공항에서 하이난행 비행기를 타려다 탑승을 거부당했다.

그는 지난 5월 미스월드 캐나다 대표 선발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최근까지 올해 미스월드 대회 개최국인 중국으로부터 별다른 설명없이 비자를 받지 못해 국제적 관심을 끌어왔다. 린은 이날도 외국인에게 즉석 비자 발급을 해주는 하이난으로 향하려다 허용되지 않아 결국 참가 마감 시한을 넘겨 대회 참가가 무산됐다.

글로브지는 이날 린의 신분 상태에 대해 주 캐나다 중국대사관에 공식 문의한 결과 그가 기피인물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이메일 답변에서 린씨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가운데 "중국은 기피인물에 대해서는 중국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이를 주권국가의 특권으로 규정하고 "일부에서 왜 이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표시하고 반복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린은 중국 입국이 무산된 뒤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내가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금지했다"며 "중국 정부가 내 신앙을 이유로 나를 벌하려 하고 있으며 내가 인권 문제를 언급하는 것을 막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나는 정당한 캐나다 대표"라며 "내 자격이 주최국의 정치적 차별에 따라 달라진다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도 자기 검열을 해야 한다는 의미냐"고 반문했다.

그는 캐나다 대표 선발 이후 줄곧 중국이 불법으로 규정한 법륜공(法輪功·파룬궁) 탄압 등 정치적 억압 상태를 비판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이어왔으며, 티베트와 위구르 자치 문제에 이르기까지 비판 범위를 넓혀 왔다.

린은 지난 7월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 내 종교 박해 실태에 대해 증언하면서 중국에서 자신의 신앙을 유지한 이유로 구타 등을 당하는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싶다고 말해 중국 당국을 자극했다.

자신이 법륜공 수행자이기도 한 린씨는 10대 때 모친과 함께 캐나다로 이주해 캐나다 명문인 토론토 대학을 졸업한 이후 배우로 활동해 왔다.

중국에 남은 부친은 새 가정을 꾸리고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나 그의 언행이 보도되면서 중국 당국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린씨는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인권 단체 관계자들은 국제 미인 대회의 취지가 정치적 동기로 훼손됐다면서 중국 당국이 린씨를 기피인물로 지정한 이유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글로브지는 전했다.

또 캐나다 정부가 출신국가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 자유로운 견해를 밝히는 캐나다 국민의 권리를 보호해야 하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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