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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부총학생회장이 벌써 44일째 단식을 이어가는 이유

[업데이트] 오후 9시 20분

김건중 동국대 부총학생회장(24)이 27일로 벌써 44일째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요구 사항: 총장과 이사장의 퇴진

김씨의 요구는 명확하다. 지난 9월 동국대 학생들이 15년 만에 학생총회를 열어 의결한 '총장(보광 스님), 이사장(일면 스님) 퇴진' 등의 요구를 학교 측이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김 부회장이 단식을 결심하게 된 발단은 작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가 총학생회 선거에 당선되고 임기를 준비하던 중 신임총장 선출 등을 둘러싸고 학내외 혼란이 증폭됐다.

"당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등 고위 승려들이 동국대 총장과 이사장을 불러 총장 후보자인 보광스님을 지지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이후 학내 구성원 등이 선출한 총장 후보자 3명 중 2명이 자진 사퇴했고요. 대학구성원들은 일제히 '종단이 총장 선거에 개입했다'며 반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광스님의 논문 표절 사실이 드러났고, 대학 이사인 일면스님의 탱화 절도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이런 논란에도 일면스님은 임시회의를 열어 자신을 새 이사장으로 선출했고, 이후 보광스님을 총장으로 선출했습니다."(민중의 소리 11월 25일)

학교 측: '학생들과 협의할 문제 아니다'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총장, 이사장의 반응도 명확하다. 학생들의 요구는 '협의 사항'이 아니라는 것. 김씨의 단식 이후 일부 교수, 교직원들도 단식 농성에 동참했으나 학교 측의 입장은 변하지 않고 있다.

김씨는 “총학생회가 의결 안건에 대해 ‘만나서 논의하자’고 보광 스님에게 요청했으나 승낙은커녕 답신도 없었다”며 “대화를 하지 않는 총장의 태도에 학생 대표로서 자괴감을 느껴 단식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략)

동국대 측은 “학생총회에서 논의된 안건중 총장/이사장 퇴진 안건은 학생회와 학교 측이 협의할 사항이 아니다. 다만, 학생총회에서 논의되었던 그밖의 여러가지 안건들에 대해 실무적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총학생회와도 이미 네 차례에 걸쳐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다음주에도 논의 테이블이 2차례 더 예정되어 있다. 학교가 학생들의 의견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경향신문 11월 27일)

(단식 42일째야 단식농성장을 찾은) 일면스님은 “시간이 더 지나면 몸이 많이 상한다. 가족을 생각해서 단식을 중단하라”고 권유했고, 김 부회장은 “대학이 더 상하고 있다”면서 중단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민중의 소리 11월 25일)

동국대 학생들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일면‧보광 스님과 대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왔다.

최장훈 동국대 대학원총학생회장은 지난 4월 21일부터 6월 4일까지 45일 동안 15m 높이의 조명탑에 올랐다. 종단 개입과 논문표절 시비를 이유로 보광 스님 총장 선출을 반대했지만 학교는 보광 스님 총장선출을 강행했다. 최 회장이 조명탑에 오른 사이, 학생들은 동국대부터 조계사 앞까지 걸어와 종단 개입을 규탄하고 대학 자치를 요구했지만 소용없었다.(불교닷컴 11월 23일)

이를 두고, 김씨는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교육의 수혜자여야 할 학생들이 목소리를 가질 수 없고 학교가 태연히 총학생회를 무시할 수 있는 것이 대학사회의 현실"이라며 몇몇 개인과 재단이 학교의 주인으로 행세하는 현실을 꼬집었다고 경향신문은 전한다.

급속히 망가진 건강

그 사이 김씨의 건강은 급속히 망가졌다. 178cm로 건장했던 김씨는 30kg이 빠졌으며 앉아있는 것도 힘들 정도다.

30kg이 빠졌다. 뼈만 남은 앙상한 몸에 붉은 반점이 번졌다. 몸을 가누기가 힘겨웠다. 눈꺼풀을 끔벅이기조차 힘들었다. 누워서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이대로 죽을 수도 있다는 나쁜 생각들만 머리속을 스쳤다.(민중의 소리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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