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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서 더 경이롭다

헤어리 쉬림은 털이 많은 새우라는 뜻인데, 이름대로 다른 새우들이 매끈한 몸을 가진 것과 달리 몸 전체가 털로 덥혀 있다. 몸을 쭉 피면 전체 길이가 5mm정도 될 것 같은데, 실제로는 몸을 항상 웅크리고 있어 2mm 정도 크기여서, 이렇게 작은 생물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다이버들을 안내하는 가이드들은 있을 만한 곳을 알고 있고 경험이 많으니 발견할 수 있지, 일반 다이버들은 좀처럼 발견하기 어렵다. 이 부근에 있다고 하면, 작정하고 열심히 찾아야 겨우 발견할까 말까 하는 정도다.

  • 장재연
  • 입력 2015.11.27 11:32
  • 수정 2016.11.27 14:12

바다생물 이야기 8. 작아서 더 경이롭다. 헤어리 쉬림

바다생물은 고래상어, 만타처럼 덩치가 엄청 큰 종류들도 있지만, 너무나도 당연히 아주 작은 생물도 많다. 이런 생물들은 찾기도 어렵고 눈앞에서 보여줘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확대렌즈를 부착한 사진기를 통해 보아야 겨우 그 생김새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수중사진을 즐기는 다이버들 중에서는 작은 바다생물을 찍는 것을 특히 좋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힘든 만큼 신비로운 생명의 세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슬라웨시섬의 마나도 근처에 렘베라는 해협이 있다. 전 세계 어느 곳보다 바다생물의 종다양성이 높은 곳이다. 덕분에 다른 곳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바다생물을 쉽게 만날 수 있고, 미지의 바다생물이 계속해서 새로 발견되는 곳이어서 수중사진가들의 성지와 같은 곳이다. 이런 명성을 갖고 있는 렘베에서도 꽤나 발견하기 어려운 존재로 인정받으면서 수중촬영의 피사체로서 인기 있는 바다생물 중 하나가 헤어리 쉬림(Hairy shrimp)이다.

헤어리 쉬림 ⓒ장재연

풀인지 새우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헤어리 쉬림 ⓒ장재연

헤어리 쉬림은 털이 많은 새우라는 뜻인데, 이름대로 다른 새우들이 매끈한 몸을 가진 것과 달리 몸 전체가 털로 덥혀 있다. 몸을 쭉 피면 전체 길이가 5mm정도 될 것 같은데, 실제로는 몸을 항상 웅크리고 있어 2mm 정도 크기여서, 이렇게 작은 생물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다이버들을 안내하는 가이드들은 있을 만한 곳을 알고 있고 경험이 많으니 발견할 수 있지, 일반 다이버들은 좀처럼 발견하기 어렵다. 이 부근에 있다고 하면, 작정하고 열심히 찾아야 겨우 발견할까 말까 하는 정도다.

하도 작고 조류에 흔들리다 보니 초점을 맞추기도 어렵고 몸에 털까지 많다 보니 이런 저런 것들이 묻어 있어 좀처럼 깔끔하게 사진에 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초기에는 헤어리 쉬림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은 것만으로도 뿌듯해 했는데, 이제는 웬만한 사진으로는 만족을 느끼기 어렵게 되었다. 사람 욕심이란 게 참 통제하기 어려운 것 같다. 헤어리 쉬림 중에서 붉은 색을 띈 종류가 가장 상대적으로 많이 발견되고, 간혹 옅은 쑥색이나 또는 진한 초록색과 흰색의 복슬복슬한 종류도 있다. 강아지처럼 귀엽고 눈에 있는 무늬도 예쁘다.

상대적으로 희귀한 헤어리 쉬림 ⓒ장재연

새우는 몸 밖에서 알이 훤히 보이는 종류가 많다. 가장 대표적인 종류가 아네모네 쉬림(Anemone Shrimp, 말미잘 새우)인데, 몸이 투명하다보니 알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아네모네 쉬림은 그래도 2cm 정도는 되기 때문에 그렇다 치고, 헤어리 쉬림은 몸의 길이가 2mm에 불과한데도 알 한알 한알 구분해서 볼 수 있다. 알 하나의 크기는 마이크로미터(μm) 단위이니까, 말 그대로 마이크로 세계를 보는 것이다. 광학기기 기술의 능력에 한 번 놀라고, 생명탄생의 비밀을 보는 듯한 경이로움에 두 번 놀라게 된다.

알을 품고 있는 아네모네 쉬림 ⓒ장재연

알을 품고 있는 헤어리 쉬림 ⓒ장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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