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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핑턴포스트코리아 인터뷰] 심상정 정의당 대표 ② "효도는 개인적으로 해야한다"

  • 김병철
  • 입력 2015.11.25 12:03
  • 수정 2015.11.26 06:30

대담 = 김병철 에디터

영상 = 이윤섭 비디오 에디터

사진 = 레스(less)

-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 박 대통령이 예전에도 그런 얘기를 했잖아요. "아버지의 한을 풀어드리겠다." 효도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건데 참으로 유감이죠. 효도는 개인적으로 해야 하는데, 공권력을 사익 추구에 사용하는 발상 자체가 대단히 불손합니다.

그리고 저는 유신잔여세력, 수구보수세력이 장기 집권의 토대를 마련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말도 안 되는 정말 몰상식한 대통령의 돌격에 부합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 확정고시하면서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것 아닌가요?

= 박근혜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교과서를 만드는 것 까지죠. 그 교과서를 국민들이 신뢰하고, 학생들이 배우고,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일은 쉽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의 권력은 유한하죠. 국민들의 의사를 묵살하고 이익을 해할 경우에 국민들은 최종적으로 권력을 회수합니다.

이미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절대 다수의 역사학자가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어요. 98.9%의 역사교사, 어린 학생들, 36개 대학도 반대 입장을 냈고요. 사실 국정화 논란은 없습니다. 국민들의 뜻은 “국정화 하지 마라”잖아요. 민주화 30년 동안 우리 민주주의와 국민들의 인식이 그만큼 진전됐습니다.

- 정부가 국정과제로 발표한 ‘4대 개혁’ 중에 세 개를 다 했습니다. 앞으로의 쟁점은 무엇이 될 것이라고 보시나요? (①공공②노동③금융④교육개혁)

= 정부는 ‘노동시장 개혁‘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이게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숙원 민원이에요. 임금피크제는 입법화를 시도했지만 (국회에서) 저희가 막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걸 행정력을 동원해서 밀어붙이는 것이고요.

그리고 해고사유는 법으로 정해져 있어요. 그런데 전경련이 ‘쉬운 해고‘를 하려고 취업규칙 변경만으로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합니다. 이게 다 입법 사항인데 국회를 피해서 정부가 행정지침으로 하겠다는 거잖아요.

- 행정명령은 국회가 막을 수가 없는 거잖아요.

= 박근혜 정부의 통치 행태가 임기 후반부로 갈수록 시행령에 의지하고 있어요. 다양한 이해와 요구가 조정되고 토론되고 합의되는 국회를 피해서 행정력으로 내리 꽂는 겁니다.

일종의 일인군주국이나 독재국가의 ‘포고령 정치’를 닮은 거죠. 이건 사실상 ‘연성 독재’라고 볼 수 있어요. 국회라면 점거라도 해서 막겠지만, 행정력으로 마구 밀고 나가고 있기 때문에 방법이 없어요.

이건 민주주의의 문제입니다. 그런 점에서 국정화 행정고시 이후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야당과 시민사회가 강력한 투쟁본부를 구성하자고 했을 때 제가 이견을 말씀 드린 거죠.

이번 싸움의 성격은 국정화 그 자체가 아닙니다. 이 싸움이 오만무도한 권력과 시민의 싸움이고, 권력을 회수하는 싸움이기 때문에, 주도세력은 야당이 아니고 시민사회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야당은 시민사회가 불복종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치어리더’도 되고 ‘결사대’도 되면서 협력하는 것이지, 이것을 정치의 프레임으로 가두게 되면 불복종 운동도 매우 왜소화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노리는 것이고요.

- 2008년 쇠고기 투쟁 때처럼 ‘범국민운동본부’ 차원의 시민 주도로 가야 한다고 보시나요?

= 가장 중요한 건 역사 교육의 주체인 역사 학자, 교사, 학생들이에요. 아무리 만들어놔도 신뢰하지 않고 그것을 넘어선 고민을 하는 건 그 분들이거든요. 그 다음에 시민사회죠. 그리고 정치권은 그런 문제의식에 대해서 입장을 분명히 하고 어떻게 시민사회의 의견을 정치의 공간에서 책임질 것인가를 말해야 한다고 봐요.

내년 총선에서 야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하면 (국정화는) 끝까지 갈 수 없을 거에요. 내년에 이겨야죠. 다수당이 되어서 국정교과서에 대한 모든 예산 지원 등을 막아야죠. 행정부를 견제하는 게 국회니까 검정 절차부터 집필 내용까지 다 검증하고 국민에게 알리는 걸 해야죠.

- 집필은 내년에 마무리 됩니다. 그리고 내년 예산은 올해 말에 책정하잖아요. 지금 다수당이 새누리당인데 내년 총선 후라면 이미 예산은 다 구성 되어 있는 것 아닌가요?

= 꼭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만이 아니고, 그것을 무력화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겁니다. 대단히 유의해야 하지만 정 안 되면 입법도 있을 거고요. 일단 저는 그런 구체적인 수단을 떠나서 지금도 새누리당 의원들은 대통령이 “돌격 앞으로” 하니까 막 진흙탕을 만들잖아요.

그 이유가 뭐에요? 그 분들은 공천 받아서 내년에 배지 다는 게 제일 목표란 말이에요.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의 공천장이 휴지조각이고, 현장에서 박 대통령이 인기 없다면, 야당이 주문하지 않아도 여당 의원들이 국정교과서 반대할 것이라고 봐요.

- 최근 ‘뽐뿌’(인터넷 커뮤니티)에 통신요금을 내리겠다고 글을 쓰셨습니다.

= 저희가 원내교섭권이 없으니까, 민생 제일 정당을 자임하면서도 수단이 마땅치 않아요. 그래서 다섯 가지 정도 중점 과제를 선정했는데요. 첫 번째가 청년고용특별법이고, 두 번째가 통신요금 인하에요. 국민들이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에 기대했지만 크게 달라진 게 없어요. 전 세계에서 통신비 가계 부담이 가장 큰 나라 중 하나고요.

구조를 보니깐 통신사가 다달이 기본요금 1만1000원을 떼어가요. 기본요금은 원래 유선시대에 망 설치를 위해서 (소비자가) 나눠서 부담한 건데, 무선시대에 광 케이블이 필요 없고, 또 필요한 인프라는 다 깔렸어요. 그러니까 이건 그냥 갈취해가는 겁니다. 통신3사는 이 돈 연간 7조원을 받아가서 마구 홍보하는 거고요.

- ‘기본요금 폐지’ 법안을 발의했다는 건데 그게 법으로 폐지가 가능한 성격의 것인가요?

= 그럼요. 미래창조과학부도 부당하다는 것을 알아서 반론을 못하고 있어요. 통신3사와의 이해관계 때문에 시민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는 거죠. 기본요금 1만1000원 폐지는 이미 법안도 나왔고, 상임위에서 논쟁 중이고, 정부도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니까 시민들의 압력이 뚜렷해지면 전 이 싸움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①] 심상정 “예전엔 현실정치를 잘 몰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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