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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경찰관이 10대 흑인을 16차례 총으로 쏘아 죽인 영상이 공개됐다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 시에서 백인 경관이 총 16발을 발사해 흑인 청년을 살해한 동영상이 사건 발생 13개월 만에 공개됐다.

이번 영상 공개로 흑인 청년이 경찰의 과잉대응 때문에 숨진 사건을 계기로 폭동까지 발생한 '퍼거슨 사태'나 '볼티모어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시에도 경관의 체포 장면을 찍은 일반인 동영상이 폭동을 일으킨 도화선이 됐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시카고 경찰은 지난해 10월 20일 백인 경관 제이슨 반 다이크가 흑인 청년 라쿠안 맥도널드(당시 17세)를 살해한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공개는 법원의 명령에 따른 것으로 일리노이 주 쿡 카운티 검찰이 해고된 다이크를 1급 살인죄로 기소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이뤄졌다.

반 다이크는 당시 칼을 들고 경찰차 타이어를 긁던 맥도널드에게 발포했다. 그는 맥도널드가 총에 맞아 쓰러지고 나서도 줄기차게 총알을 퍼부어 과잉 대응 논란이 일었다.

경찰차 내부 카메라에 녹화된 영상에 소리는 없었지만 당시 현장 상황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영상에는 도로 중앙선을 뛰어가던 맥도널드가 경찰차에서 내린 경관들이 자신을 향해 총을 겨누는 것을 보고 속도를 서서히 줄이면서 몸을 돌리는 순간 총에 맞아 도로에 쓰러지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경찰이 도로에 떨어진 칼을 발로 차고 맥도널드 몸이 움찔거리는 장면이 이어졌다.

경관 반 다이크

다이크를 기소한 애니타 알바레스 검사는 다이크가 현장에 도착한 지 30초도 지나지 않아 총을 쐈다고 설명했다.

총격은 14∼15초간 이어졌고 이 가운데 13초 동안은 맥도널드가 이미 총에 맞아 도로에 쓰러져있던 상황이었다고 검찰측은 강조했다.

맥도널드가 작은 칼을 가지고 있었지만 총이 발사됐을 당시 경관들과 4.6m 정도 떨어진 채 걷고 있었다는 것을 영상이 설명해준다는 지적도 있었다.

목격자들도 맥도널드가 작은 칼을 갖고 있었지만 다이크에게 말을 걸거나 위협을 가할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건이 일어난 지 1년이 넘은 시점에 영상이 공개됐지만 흑인 청년이 무고하게 죽었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시위가 발생하지 않을지 시카고 시는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사건 발생 당시 시카고에서는 맥도널드 사건을 계기로 경찰에 항의하는 크고 작은 시위가 이어진 바 있다.

이 때문에 시카고 시와 경찰은 동영상이 공개되면 더 큰 소요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며 영상 공개를 반대하기도 했다.

람 이매뉴얼 시장은 "영상을 본 사람들이 분노를 느끼고 항의 시위를 원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한다"면서 "대립의 장벽보다는 이해의 다리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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