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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 교수, 창비 편집인서 물러난다

  • 김병철
  • 입력 2015.11.23 17:22
  • 수정 2015.11.23 17:24
ⓒ한겨레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반세기 가까이 이끌어온 계간 <창작과비평>(창비)의 편집인 자리에서 물러난다.

창비는 오는 25일 오후 한국언론회관에서 여는 백석문학상과 신동엽문학상, 창비신인문학상, 사회인문학평론상에 대한 통합 시상식에서 백낙청 편집인이 퇴임을 발표한다고 23일 밝혔다. 또 이날 계간 창비 김윤수 발행인, 백영서 편집주간도 함께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창비 쪽은 밝혔다.

백낙청 편집인은 계간 <창작과비평> 창간을 주도하여 1966년 1월15일 창간호를 낸 이래 지금까지 50년 가까이 편집인으로 일해왔다. 창비 쪽은 “여러 손님들이 많이 오시는 시상식 자리에서 백 편집인이 인사말과 퇴임의 변을 이야기하고 그간 있었던 여러 일들에 대한 소회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창비 쪽은 백 편집인과 김 발행인, 백 편집주간의 퇴임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 6월 불거져 문학계 안팎의 거센 논란으로 번진 소설가 신경숙씨의 표절 사태와 무관하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창비는 신경숙 표절 사건이 터진 뒤 문학동네·문학과지성사와 함께 이른바 ‘국내 문학권력’의 한 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창비 바깥에서 창비 쇄신론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10월엔 문학동네 강태형 대표와 계간 <문학동네> 1기 편집위원들이 신경숙 표절 논란 속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염종선 창비 편집이사는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백 편집인이 지난 5월에 창비 팟캐스트 <라디오책다방>에 출연해 연말까지만 하고 편집인에서 물러난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동안 50돌에 맞추어 인적 개편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창비를 이끌어갈 편집인과 편집주간을 비롯한 새 편집진은 새해 1월 창간 50돌 기념행사에 즈음해서 발표될 예정이다. 창비 쪽은 “편집위원들도 내년 새 진용을 꾸려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낙청 체제의 계간 창비는 창간 이래 분단체제론·민족문학론 같은 진보 담론을 생산해온 산실이었다. 1970년대 이후 2000년대 초까지 국내 진보운동 지형의 한 갈래를 이루며 진보 문학의 버팀목 구실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1966년 계간 창비의 창간은 1970년 성향을 달리하는 또다른 문학 계간 <문학과지성>의 창간을 촉발했고, 두 계간지는 이후 90년대 초까지 ‘경쟁적 공존’ 속에서 한국 현대문학을 일궜다. 계간 창비를 모태 삼은 출판사 창비는 74년 만들어졌다.

백낙청 편집인 퇴임 발표를 겸한 창비 통합 시상식은 25일 오후 6시30분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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