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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보다 '몸개그'가 좋아지면 치매 전조일 수도"

  • 김병철
  • 입력 2015.11.23 16:58
  • 수정 2015.11.23 17:03
ⓒShutterstock / StockLite

유머 감각의 변화가 길게는 10년후의 치매 발생을 예고하는 것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런던대학교(UCL)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저널' 11월호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나중에 전두측두엽 치매(전두엽과 측두엽의 병리적 변화로 인한 퇴행성 치매)에 걸린 사람들을 보면 거의 전부 치매 증상이 발현되기 앞서 풍자나 부조리 유머를 좋아하던 것으로부터 과장된 행동으로 치고 넘어지는 슬랩스틱 코미디를 좋아하는 쪽으로 변하는 특징을 보였다고 밝혔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알츠하이머병보다 훨씬 드문 치매로 50대와 60대에게서 주로 발병한다.

신경퇴행성 질환의 진단에는 기억력 시험 같은 방법이 표준적이지만, "기억력은 환자 본인이나 주변 가족이 그 변화를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 있다"고 이 연구를 이끈 이 대학의 제이슨 워런 신경전문의는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3일 전했다.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치매 환자들의 기억력을 자극하기 위해 과거 회상형 시.청각 장치와 자료를 활용하고 있는 간병 시설.

풍자를 이해하려면 사안을 보는 시각을 찰나적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하는 것처럼 대부분 형태의 유머는 어느 정도의 인지적 기술이 있어야 이해할 수 있다. 부조리 유머에 대한 이해는 논리와 사회 규범에 대한 파악 능력이 뒷받침돼야 하며, 블랙 유머는 금기에 대한 비아냥거림임을 알아야 하는 식이다.

그런 만큼 이런 유머들은 모두 두뇌활동에 관한 풍부한 자료를 제공하는 셈이다.

"복잡한 유머에 대한 이해는 통상적일 때보다 두뇌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준다"고 워런 박사는 말했다.

런던대학교 연구팀은 치매클리닉의 외래환자 48명을 이들보다 나이가 더 많은 건강한 성인 21명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이들 환자의 배우자나 간병인을 통해 환자 개개인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이나 유머책, 그리고 연구 시작 15년전에 슬랩스틱, 풍자 코미디, 부조리 코미디 등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등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워런 박사는 좋아하는 코미디 유형의 변화가 나중에 전두측두엽 치매의 진단을 예고하는 정확한 지표인 것으로 나타나긴 했으나 이번 연구는 소규모로 그리고 회귀적 방법으로 실시된 것이라며, 앞으로 뇌영상 연구와 치매 유전표지를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유머감각의 변화 여부 연구를 통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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