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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을 보는 두가지 해석

  • 김병철
  • 입력 2015.11.23 16:02
  • 수정 2015.11.23 16:04
ⓒgetty

삼성전자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1조3천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주가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식은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28만2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회사 쪽이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10월29일 종가 132만5천원 보다 4만3천원 떨어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가가 오르는데 이런 호재성 재료에도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진 데 대한 해석은 엇갈린다. 삼성전자의 성장성에 대해 투자자들이 회의를 나타낸 것이라는 견해와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는 견해가 팽팽하다.

자사주 매입을 둘러싼 논란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미국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5167억달러를 써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를 두고 찬반 양론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올해 3분기까지 각각 320억달러, 142억달러 등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했고 주가는 각각 8.1%, 16.7%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3분기 실적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나빠졌는데도 주가는 상승했다.

반면 퀄컴과 오라클은 자사주 매입에 96억달러, 68억달러 등을 썼지만 주가는 33.2%, 12.5% 하락했다. 이를 두고 자사주 매입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는 의견과 함께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보다는 인위적이고 단기적인 성과에만 집착한다는 비판도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 역시 비슷한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증권사 분석가는 “휴대전화 매출이 점점 줄어드는 가운데 뚜렷한 성장동력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라며 “향후 배당을 올리면 주가가 오를 수 있지만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에이치엠씨(HMC)투자증권의 노근창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보유 주식을 팔아 이익을 챙기는 경우가 많았다”며 “삼성전자 역시 단기적인 차익 실현에 나선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주주친화정책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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