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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같이 가줄게

어떤 화장실을 쓰면 되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 시스젠더들에겐 대답하기 쉬운 질문이다. 남자는 남자 화장실을, 여자는 여자 화장실을 쓴다. 그러나 트랜스젠더 등에겐 공중 화장실을 가는 것이 어렵고 심지어 위험하기까지 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나는 트랜스젠더 아이의 엄마다. 아주 어렸을 때는 우리 꼬마가 화장실에 가는 건 쉬웠다. 내 남편이나 내가 데리고 아무 화장실이나 가면 되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점점 여자 화장실에 가기가 곤란해졌다.

  • Janna Barkin
  • 입력 2015.11.23 09:40
  • 수정 2016.11.23 14:12
ⓒRakicN via Getty Images

어떤 화장실을 쓰면 되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

시스젠더들에겐 대답하기 쉬운 질문이다. 남자는 남자 화장실을, 여자는 여자 화장실을 쓴다. (시스젠더란 타고난 성을 자기 성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그러나 트랜스젠더 등 비관행적인 젠더(gender non-conforming)들에겐 공중 화장실을 가는 것이 어렵고 심지어 위험하기까지 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어떤 화장실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법이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 화장실 경찰들은 오직 출생 증명서에 기록된 성에 따라서만 화장실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법은 트랜스젠더 등 비관행적인 젠더(gender non-conforming)들을 차별하는 법이다. 또한 사생활 침해이기도 하다. 대체 누가 이걸 확인할 것인가?!

나는 트랜스젠더 아이의 엄마다. 아들은 거의 18세가 다 되었다. 그는 태어났을 때는 여성이었다(명확히 하기 위해서 밝혀둔다. 나는 이 블로그에서 아마야를 가리킬 때 남성 대명사를 쓸 것이다. 우리 가족과 커뮤니티에서는 아마야를 여성 대명사로 불렀지만, 아마야가 14세 때 바꿔달라고 부탁해서 바꾸었다). 여성에서 남성으로 변화하는 과정은 3살 때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이뤄졌다. 그는 변화가 '이제 다 끝났다'고 말한다.

아주 어렸을 때는 우리 꼬마가 화장실에 가는 건 쉬웠다. 내 남편이나 내가 데리고 아무 화장실이나 가면 되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점점 여자 화장실에 가기가 곤란해졌다.

우리 문화에서 아주 어린 아이를 부모가 다른 성의 화장실에 가는 건 받아들여진다. 5세에서 6세 정도 되면 슬슬 힘들어지고, 9살 정도 되면 자기 성에 맞는 화장실에 가는 게 당연한 일이 된다. 외모나 내면의 젠더 정체성이 타고난 성과 다른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의 부모에겐 곤란한 일이다.

아주 어렸을 때도 우리 '딸'은 여자 화장실에 있으면 이상해 보였다. 내가 아마야를 화장실에 데리고 가면 눈에 띄게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자꾸 쳐다보고 자기들끼리 귓속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사람들 표정에서 놀람, 심지어 충격까지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나도 안다. 남자애가 여자 화장실에 들어왔다는 생각이다. 나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기까지 했다. "아가씨, 손은 이쪽에서 씻어." 남들에게 아무 문제 없다는 걸 은근히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나는 불편했다. 내 아이도 소란이 일고 있다는 걸 잘 알았고, 내 손을 꼭 잡곤 했다.

나는 남편과 이 문제를 의논했다. 우리 아이는 남자 화장실에 가야 될 것 같은 모습이었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지난 딸을 남자 화장실에 데려가는 건 우리 사회에서는 금기다. 우리 가족은 혼란에 빠졌다.

학교에서 화장실에 가는 것은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불안한 일이 되었다. 아마야는 배를 앓는 일이 많았다. 우리는 그가 학교에서 화장실에 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학교와 상의했더니 학교측은 교사용 화장실을 사용하라고 제안했다. 아마야는 그건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았다. 나이가 더 들면서, 그는 수업 중에 화장실에 가면 다른 사람들을 마주칠 확률이 낮다는 걸 알아냈다.

아마야가 자기 손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던 날이 기억난다. 그는 14살 정도였고 변화를 시작하는 중이었다. 우리 가족은 뉴욕으로 여행을 갔다. 브로드웨이 쇼에 갔는데 인터미션 중의 화장실 줄은 엄청나게 길었다. 여자 화장실에 줄 서 있던 나는 남자 화장실 줄을 보았다. 남편이 있었고, 놀랍게도 남편의 조금 앞에는 아마야가 있었다. 가브리엘과 나는 우리가 보고 있는 모습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고 시선을 교환했다. 우리 아이가 자신의 젠더가 남성이라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었다. 아마야는 앞을 보고 있었고 우리가 지켜보고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도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는 그 줄에 서기로 의식적으로 결정을 내렸다. 남자 화장실 줄에 서는 게 더 편하다는 게 명백했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가 그 줄에 서 있는 걸 편안히 여겼다. 내 아이가 나와 함께 여자 화장실 줄에 서 있었다면 혼란스러운 시선을 받았을 것이다. 그날 남자 화장실 줄에 선 사람 중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사람들 대부분은 어떤 화장실이 자기에게 자연스러운지 본능적으로 알고, 자신의 젠더 정체성과 가장 가까운 화장실을 고른다. 트랜스젠더에게 자신의 젠더 정체성에 맞는 화장실을 못 쓰게 하는 것은 차별 행위이며, 그에 따른 피해는 아주 클 수 있다. 인터넷에서 관심을 끈 #wejustneedtopee(우린 그저 소변만 보면 돼)와 #Illgowithyou(내가 같이 가줄게) 같은 사회적 운동은 트랜스 남성을 여자 화장실에, 트랜스 여성을 남자 화장실에 가게 만드는 법이 어처구니없다는 걸 보여준다. 사진을 보려면 여기를 클릭하라.

화장실은 누구나 가는 곳이다. 누구나 안전하게 화장실에 갈 수 있어야 한다.

시스젠더들이 공공 화장실에서 트랜스젠더, 중성, 유동적 젠더, 양극성이 아닌 사람들 등 비관행적인 젠더들에 의한 위험을 겪는다는 건 엄청난 오해다. 트랜스젠더가 공공 화장실에서 누군가에게 범죄를 저질렀다는 게 입증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그 반대로 트랜스젠더, 특히 트랜스 여성을 상대로 한 폭력 범죄 사례는 많이 있다. 최근 통계를 보려면 여기를 클릭하라.

트랜스젠더 평등 센터에 의하면 공공 시설에서 젠더 정체성과 성 지향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법이 있는 주는 17개 주뿐이다. 비슷한 지방법이 있는 도시들이 있다. 이게 시작이지만 이걸로는 부족하다.

현재 의회에서 2015년 평등법을 검토 중이고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있다. 1964년의 민권법을 개정해 전국적으로 성 지향이나 젠더 정체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권 캠페인의 법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원하면 여기를 클릭하라.

법에 의한 전적인 보호가 이뤄질 때까지, 당신이 트랜스젠더이거나 비관행적인 젠더인데 공공 화장실에 가는 게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면 내가 함께 가주겠다.

유용한 링크:

젠더에 대한 용어와 이해를 돕는 젠더 스펙트럼: https://www.genderspectrum.org/quick-links/understanding-gender/

트랜스젠더 평등 센터: http://www.transequality.org/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 US에 게재된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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