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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프랑스는 IS를 다에시라고 부를까? 그리고 그 명칭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은 무엇인가?

French President Francois Hollande stands among students during a minute of silence in the courtyard of the Sorbonne University in Paris, Monday, Nov. 16 2015. A minute of silence was observed throughout the country in memory of the victims of last Friday's attack. (Guillaume Horcajuelo, Pool via AP)
French President Francois Hollande stands among students during a minute of silence in the courtyard of the Sorbonne University in Paris, Monday, Nov. 16 2015. A minute of silence was observed throughout the country in memory of the victims of last Friday's attack. (Guillaume Horcajuelo, Pool via AP) ⓒASSOCIATED PRESS

파리의 여러 곳에서 공격이 일어나자, 프랑스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는 다에시가 프랑스에 전쟁을 선포했다고 선언하며 보복을 약속했다. 그러나 그가 이슬람 국가(Islamic State)라는 말을 쓰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버락 오바마는 ISIL이라고 부르고, 뉴욕 타임스나 BBC는 ISIS라고 부른다. 이게 왜 중요한 것일까?

이 모든 호칭들은 같은 집단을 가리킨다. 알-다울라 알-이슬라미야 피 알-이라크 와-샴이다. 영어를 사용하는 단체 대부분은 저 이름을 ISIL(Islamic State in Iraq and the Levant 이라크와 레반트 지역의 이슬람 국가)라고 번역하고, 일부는 ISIS(Islamic State in Iraq and Syria 이라크와 시리아의 이슬람 국가)라고 옮긴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 집단의 아랍어 약자를 사용한다는 프랑스 정부의 공식 정책을 따른 것뿐이었다. 프랑스어로는 Daech고 영어로는 Da’ish 혹은 Daesh로 표기한다. 프랑스 정부뿐 아니라, 시리아를 포함해 아랍어를 사용하는 여러 국가의 정부들이 다에시라는 호칭을 쓴다.

그러나 이슬람 국가는 다에시라는 호칭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를 지칭할 때 ‘칼리페이트’(칼리프가 다스리는 지역)나 ‘이슬람 국가’라고 한다.

사람들이 이들을 뭐라고 부르는지가 중요한 이유는 후원자를 모으고 적들을 식별하거나 의견을 정하지 못한 사람들을 회유할 때 이름에 따라 특정 타겟층이 느끼는 친숙함이나 낯섦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연대감 혹은 적대감이 생겨난다.

우연이 아니다

스스로를 칼리페이트라고 칭함으로써 이들은 종교적 순수성과 파괴된 역사적 연속체의 복구로서의 존재를 정당화한다.

처음에 이슬람 국가는 지리적으로 이라크와 시리아 안에 존재한다고 주장했지만, 2014년 여름에 그런 제한을 버리고 이제는 지리적 한계가 없는 지휘권을 내세운다. 리비아나 시나이 반도의 지부 등, 북아프리카부터 아프가니스탄에 이르는 다양한 이슬람 무장 조직들의 충성을 허락하여 이것을 다시 강조했다.

이들의 적들이 이들의 이름에 영향을 주고 싶어한다는 것도 놀랍지 않은 일이다. 아랍어 사용자들에게는 다에시라는 말은 ‘파괴자’, ‘혼란을 퍼뜨리는 자’라는 단어와 비슷한 말이 된다. 이 말을 쓰는 시리아 정권, 시리아 정권과 이슬람 국가 양측 모두에 적대적인 무장 집단들의 태도를 보여주는 사실이다.

요르단 등의 친서방 정권은 자신의 온건하고 관용적인 이슬람을 강화하며 이 호칭을 사용한다. 프랑스 정부는 이들이 국가나 이슬람교가 아니라고 부정함으로써 이들을 정당화하지 않기 위해 이 호칭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가 아랍어 약자를 사용하는 것은 동양화를 함축하고 있기도 하다 프랑스어로 번역하지 않고 외국어 단어를 그대로 쓰기 때문에 이국적이며 또한 다르다는 느낌을 준다. ‘저기’ 있는 무장 집단과 프랑스에 있는 ‘착한 무슬림들’을 분리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

2014년 가을, 프랑스 정부는 이슬람 국가라는 호칭 사용을 중지하고 다에시를 쓰기로 했다. 그러나 이민과 소수자 인권에 더 큰 제약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프랑스 우파 야당은 호칭 변경이 프랑스의 무슬림들이 프랑스 내 테러에 참여했다는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매도했다.

불법화?

이슬람 국가 호칭 변화에 따른 혼란 중 일부는 이들은 이제는 친숙해진 알 카에다와는 다른 형태의 조직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이슬람 국가는 무장 집단이기도 하고, 내란 단체이기도 하며, 테러리스트 조직이기도 하고, 민족 실지 회복주의 운동이기도 하고, 원시적 형태의 국가이기도 하다.

서유럽에 폭력을 퍼뜨리는데 한 걸음 나아간 것은 새로운 지리적 도달 범위를 보여준다. 그러나 파리 공격은 시리아, 이라크, 튀니지, 쿠웨이트에서 있었던 테러의 전략을 빌려 자행되었다. 이슬람 국가의 행동 뒤에 숨은 전략은 커뮤니티 내의 사회 분열을 강화한 다음 억울해 하는 수니파 무슬림 소수에게 자신들의 ‘보호’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여러 정치인들은 호칭을 통해 이슬람 국가를 정당화 혹은 불법화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다에시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이들에게서 통제권을 어느 정도 빼앗으려는 시도 중 하나다.

이들의 적들은 이들 스스로가 쓰는 호칭인 이슬람 국가를 사용하면 이라크와 시리아가 국가로서 시민들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아닌가 두려워한다. 그러나 다에시라는 이름을 쓴다고 해서 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이 글은 The Conversation에 최초 기고됐다. 오리지널을 읽으려면 여기로 들어가시라.

허핑턴포스트US의 Islamic State versus Da'ish or Daesh? The Political Battle Over Naming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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