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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쉰의 ‘아우팅'은 우리가 HIV 양성인 사람들을 얼마나 잘못 대하는지 보여준다

FILE - In this Monday, Jan. 14, 2013, file photo, actor Charlie Sheen is mobbed for autographs and photos as he makes his way through Times Square in New York. In an interview Tuesday, Nov. 17, 2015, on NBC's
FILE - In this Monday, Jan. 14, 2013, file photo, actor Charlie Sheen is mobbed for autographs and photos as he makes his way through Times Square in New York. In an interview Tuesday, Nov. 17, 2015, on NBC's ⓒASSOCIATED PRESS

찰리 쉰은 11월 17일에 매트 라우어가 진행하는 ‘투데이’ 쇼에 출연해 HIV 양성임을 밝혔다. 그는 체내 바이러스 양을 억제하기 위해 항바이러스 약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내가 HIV 양성이라고 인정하고 싶다. 마구 쏟아지는 공격, 진실이 아닌 이야기들, 아주 해롭고 자꾸 바뀌는 나에 대한 이야기들, 여러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사실과 전혀 다른 이야기들을 멈춰야 한다.”

4년 전 양성으로 진단 받은 쉰은 어떻게 해서 바이러스와 접촉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에게 진단 결과를 알렸는데, 그 중 한 명이 쉰의 항바이러스 약 사진을 타블로이드지에 팔겠다고 위협했다고 ‘투데이’에서 말했다. 쉰은 자신의 진단 사실을 비밀로 하려고 수백만 달러는 주었을 거라고 한다.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18개월 간의 끈질긴 조사’ 결과 쉰이 4년 동안 자신의 HIV 감염 사실을 ‘숨겼다’는 걸 11월 18일에 발표하겠다고 한 바로 다음 날 쉰은 직접 공개했다. 쉰이 타블로이드 잡지 보도보다 먼저 알리려고 발표했다는 것, 그가 감염 사실 공개 협박을 받았다는 것은 HIV를 지니고 사는 사람들에 대한 미국인들의 태도의 잘못된 점 전부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HIV 낙인 전문가들, HIV 보균자 지지자들은 매체가 누군가의 HIV 상태를 아우팅하는 일에 노력을 기울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이런 식의 마녀 사냥에 참여하고, HIV 보균이 그 사람의 성격이나 기질과 관계가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하는 것은 마치 달이 녹색 치즈로 만들어져 있다는 주장이나 마찬가지다. 현실과 아무 관련이 없는 얘기다.” HIV 법과 정책 센터의 설립자 캐서린 핸슨스의 말이다.

트랜스젠더 법 센터의 전략가 세실리아 청은 이 심각한 질병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찰리 쉰을 ‘폭로’하는데 급급한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에게 낙인을 찍는 효과만 가져온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그 동안 퍼진 선정주의와 잘못된 정보는 불필요한 낙인을 영속화시킬 뿐이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한다.” 청의 말이다.

매체들이 쉰의 성적 선택, 그의 예전 파트너들, 과거 행동들을 파헤칠 때 이 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HIV 보균자들이 다른 사람들과 다를 게 없다는 걸 알려주는 다음 다섯 가지 사실을 읽어보라.

1. HIV에 감염된 유명한 사람들도 의학적 프라이버시를 보호 받아야 한다.

유명인이 HIV 양성이라고 해서 자신의 의학적 프라이버시를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로스 앤젤레스 LGBT 센터장 대럴 커밍스는 말한다.

“자신의 HIV 상태나 정체성을 솔직히 밝히는 유명인, 그리고 차별에 반대하는 유명인은 대체로 도움이 된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에게 그걸 먼저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HIV 상태를 강제로 밝히게 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매직 존슨이 1991년에 HIV 감염을 밝혔을 때, 그는 미국의 HIV/AIDS의 모습을 바꾸었고 수백만 명에게 희망을 주었다. 그러나 존슨은 강요 당한 게 아니라 스스로 밝힌 것이었다.

반면 쉰은 타블로이드의 보도를 강제로 인정해야 했다. ‘낙인과 싸운다’ 같은 어리석은 주장은 유명인의 HIV 보균 여부 아우팅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2. HIV에 걸린 사람들은 ‘그래도 싼’ 사람들이 아니다.

이러한 오명은 HIV가 등장했을 때부터 있어 왔다. 1983년에 처음 발견되었을 때 HIV.AIDS는 ‘게이 전염병’, ‘게이 암’이며 소위 ‘일탈적 성 생활 방식’에 대한 벌이라고 불렸다.

고맙게도 이제 우리는 그런 표현이 받아 들여지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러나 당신이 평균보다 파트너가 많았거나, 성 노동을 하거나, 정맥 주사 마약 사용 등 위험한 행동을 한다면 당신이 그 결과 HIV에 감염된 것이라고 사람들은 암묵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HIV 보균자라는 이유로 다른 사람의 비난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청은 말한다. 환자의 성격이나 의사 결정 능력과는 아무 상관없는 문제다.

“HIV는 기회 감염성 질병이다. 딱 한 번 콘돔을 쓰지 않았거나 마약을 실험해 보았다가 걸릴 수 있는 병이다.” 청의 말이다.

“HIV는 다른 전염병과 같은 전염병이다. 다른 전염병에 걸린 사람을 비난하지 않듯, HIV에 걸린 사람 역시 절대 비난 받아서는 안 된다.”

3. HIV 보균자가 범죄자 취급 받아서는 안 된다.

현재 미국의 32개 주와 미국령 2곳은 HIV를 전염시키는 것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자신이 HIV 보균자임을 알면서도 성 노동 등의 행위를 할 경우 가중 처벌을 받아 형량이 몇 년, 심지어 수십 년까지 늘어날 수 있다. 청은 이것은 HIV 보균자는 HIV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보다 나쁘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말한다.

핸슨스는 이런 편협한 법은 구식이라고 말한다. 이젠 HIV가 곧 죽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법이다. 그리고 이것은 성에 대한 자의적 비난을 형법으로 만든 것이다.

“사람들은 HIV에 감염되었는데 그 사실을 밝혔다는 걸 증명할 수 없어서 기소되고 투옥된다. 그들이 누군가를 해칠 의도가 있었는지, 누군가를 해칠 위험이 있었는지, 피해가 발생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핸슨스의 말이다.

4. 쉰이 다른 병에 걸렸다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성적으로 전염될 수 있는 만성 질병들은 많다. 예를 들어 헤르페스는 치료제가 없는 바이러스다. 이제는 미국에서 섹스와 주사 마약 사용으로 전염되는 C형 간염 합병증으로 죽는 사람이 HIV/AIDS로 죽는 사람보다 더 많다. 그리고 인유두종 바이러스 중 일부는 자궁 경관, 질, 음경, 항문, 목에 치명적인 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활동가들은 쉰이 다른 성병에 걸렸다면, 혹은 약을 먹어야 하는 다른 만성 질병에 걸렸다면 과연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18개월씩이나 뉴스룸 자원을 할애했을지 의문을 던진다.

“만약 찰리 쉰이 심장이 좋지 않다고 발표했다면 나는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게 뉴스가 된다는 사실 자체가, 보도되기 전에 그가 공식적으로 HIV를 지닌 사람이라고 ‘커밍 아웃’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을 보여준다.”

5. HIV에 대한 낙인은 HIV를 퍼뜨리는 요인 중 하나다.

미국인 중 120만 명 이상이 HIV를 지니고 있지만, 8명 중 1명 이상은 자신이 보균자라는 것을 모른다. 자신이 HIV 보균자라는 걸 아는 사람들은 전염을 막고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 공공 보건 전문가들이 테스트를 적극 지지하는 이유다.

HIV에 감염되었을 수 있는 사람이 테스트를 미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HIV 보균자인 것으로 밝혀졌을 때, 심지어 쉰처럼 돈 많은 셀러브리티조차 어떤 취급을 받는지를 보기 때문이다.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1면에서 쉰을 어떻게 다루었는지 보라. 그들은 쉰의 옛 파트너들을 인터뷰하고, 그가 어떤 예방 조치를 취했는지, 또 취하지 않았는지를 추측한다. 우리가 그의 몸 상태를 알 자격이 있기라도 하다는 듯이, 그가 자신의 상태를 대중들에게 ‘숨겼다’고 한다. 양성 진단은 누구에게나 스트레스와 수치가 될 수 있고, 쉰은 유명인이기 때문에 더 심하게 겪는다.

HIV 보균자에 대한 비난과 편견은 너무나 심해서, 자신이 양성이라는 걸 아는 사람들조차 의사를 만나 생명이 달려있는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AIDS 방지 연구 센터에 의하면, 전국 조사에서 HIV 양성인 성인 중 36%가 의료진에게서 차별 대우를 받았다고 말했고, 8%는 진료를 거부 당한 적도 있다고 한다.

미국 질병 관리 예방 센터에 의하면 2012년에 AIDS로 죽은 사람은 12,000명이 넘는다. 그리고 매년 5만 명 정도가 새로 감염된다. HIV에 대한 오명과 낙인, 수치는 실제로 사람을 죽이고 있다.

허핑턴포스트US의 Charlie Sheen's 'Outing' Shows How Poorly We Treat People With HIV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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