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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수차 업체 전 직원 "물대포 직사, 사람 죽이려 작정한 것"

ⓒ연합뉴스

지난 14일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백남기(68)씨가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진 가운데, 이 살수차를 제작한 업체에서 근무하던 전직 직원이 “물대포 직사는 살상 행위에 가깝다. 그걸 사람에 대고 쏘는 것은 죽이려 작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경찰이 “당시 운용하던 경찰이 백씨가 넘어지는 것을 몰랐다”고 발표한 데 대해서도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경찰에 살수차를 납품한 ㅈ업체에 지난해까지 근무했다고 밝힌 ㄱ씨는 지난 18일 밤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살수차의 수압이 엄청나 사실상 살상무기”라고 말했다. ㄱ씨는 경찰이 지난 17일 언론에 공개한 살수차의 제원과 제작연도를 비롯해, 내부 구조·작동방식·각종 부품의 제조사까지도 파악하고 있었다. 또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를 포함해 각종 대형집회에서 사용됐던 경찰 살수차의 수리 내역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ㄱ씨는 “제조사가 경찰에서 사용하던 것과 같은 제원의 살수차를 해외에 수출해, 경찰 살수차로 시연을 한 적이 있었는데, 빈 드럼통 두개를 밑에 놓고 그 위에 하나를 올려놓은 뒤 45m 거리에서 직사했을 때, 드럼통이 저 멀리로 나가 떨어졌다”며 “살수차의 수압이 엄청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살수차의 수압이 최대 15바(bar) 정도인데, 소방차에서 사용하는 소방호스 수압보다 세다. 소방관들은 이 호스 수압 때문에 두명이 들어도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경찰이 언론에 살수차를 공개할 당시 수압의 위력에 대한 시연을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수압이 어느 정도인지 경찰도 잘 알텐데 그걸 공개하고 싶겠느냐”고 했다.

그는 또 살수차의 카메라 위치와 모니터 위치 등을 정확하게 설명하며, 경찰이 백씨에게 물대포를 발사할 당시 백씨가 넘어지는 것을 못봤다고 설명한 부분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ㄱ씨는 “붐대에 달려있는 카메라도 다 회전이 가능한데 물보라 때문에 그걸 못 봤다는 사실이 잘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ㄱ씨와의 통화는 ㄱ씨가 먼저 <한겨레>에 전자우편을 보내 이뤄졌다. ㄱ씨는 “내가 직접 이걸 수리했지만, 이건 아니다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에 대고 조준사격한다는 것은 사람을 죽이려고 작정한 것”이라며 “사람들이 살수차의 위력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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