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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나진-선봉에 18조원 투자한다

ⓒ연합뉴스

북한이 마이스(MICE, 기업회의·인센티브관광·국제회의·전시사업) 산업 중심지 육성을 뼈대로 한 ‘나선(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 종합개발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나선경제특구가 설정된 지 24년 만에 이곳에서 활동할 북한 기업들에 대한 외국자본의 투자, 자유로운 경영 활동, 이윤 보장 등을 적용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일 뿐 아니라 공세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18일 영어 등 9개 국어로 서비스되는 공식 포털사이트인 ‘내나라’에 나선경제특구 투자 관련 50여 법규를 실으면서 산업구·관광지 개발 대상, 세금정책, 투자정책, 기업창설 절차 등 7개 분야의 구체 계획을 공개했다. 관광지는 신해국제회의구·비파섬생태관광구·해상금관광지구 등 10곳이 개발 대상이다. 산업구는 나진항물류산업구·신흥경공업구 등 9곳인데, 특히 나진항물류산업구는 남·북·러 물류협력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와 관련된다. 북한은 산업구 개발에 92억1693만달러, 관광지 개발에 62억6375만달러 등 모두 154억8068만달러(18조원)를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은 나선경제특구에서 합작·합영 형태의 국외투자를 받고, 외국 자본의 자유로운 경영활동과 이윤을 보장하기로 했다. 투자자는 합법적으로 취득한 재산을 경제특구 밖으로 제한 없이 내갈 수 있고 생산·판매, 이윤분배 방안 등을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나선경제특구 내 세금을 거래세·영업세·기업소득세·개인소득세·지방세·재산세·상속세 등으로 규정하고 구체적인 세율과 우대정책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나선경제특구 개발계획이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라는 점에 의미를 뒀다. 물류·관광·회의비즈니스 등의 사업 계획이 중국과 러시아 등 인접국가의 수요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국 기업들의 북한 투자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고 봤다. 북한 기업의 역할을 제시하고 북한 내수시장까지 염두에 둔 계획이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한국 기업들도 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는데 북한도 받을 준비가 됐다는 의미여서 경제특구 개발 분위기가 성숙했다고 볼 수 있다”며 “지금껏 별 역할을 못한 북한 기업들이 경제특구 개발에서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시사점을 주고 아울러 경제특구가 수출도 겨냥하지만 내수시장까지 염두에 두고 북한 다른 지역의 수요를 충족시키겠다는 의지까지 담긴 계획이 발표됐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이번 발표는 내년 5월 36년 만에 열릴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가시적인 경제 성과를 내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또 북한 경제가 과거에 견줘 비교적 순항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며 이 계획이 성공할 경우 본격적인 개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북한은 1991년 무역·금융·관광 기지를 목표로 나선지구를 자유경제무역지대로 설정했지만 투자 유치에 실패했다. 현재 북한에는 경제특구 20여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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