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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자 트위터'로 파리 테러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방법

  • 허완
  • 입력 2015.11.19 06:38
  • 수정 2015.11.19 06:43

지난 13일 발생한 프랑스 파리 테러로 숨진 희생자들을 소개하는 트위터 계정 @ParisVictims이 잔잔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계정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방법은 이렇다.

Thibault Rousse Lacordaire, 37세, 프랑스. 은행원. 자원봉사자. "유례없이 친절했던" 남자.

Elif Dogan, 26세, 터키. 벨기에 거주. 자선활동과 프랑스어 가르치는 걸 좋아했음.

Amine Ibnolmobarak, 29세, 모로코. 갓 결혼한 건축가. "잘생기고, 몸이 탄탄하며, 똑똑하고, 스타일리쉬했음"

Milko Jozic, 47세, 벨기에. Elif의 남편. 엔지니어. "좋은 사람, 무척 똑똑했던."

Claire Camax, 35세, 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 그래픽 아티스트. 친구들이 "빛나는"이라고 불렀던.

Ludovic Boumbas, 40세, 콩코. 음악과 영화, 꽃을 좋아했음. "멋진 사람 중 하나"

Quentin Mourier, 29세, 프랑스. 촉망받는 건축가. 도시 농부. 록뮤직 애호가. "이상주의자"

Michelli Gil Jáimez, 27세, 멕시코. 경영학 전공. 파리 거주. 지난달 약혼했음.

이름과 나이, 출신 지역, 간략한 정보와 사진이 전부인 이 각각의 트윗은 #enmémoire(in memory)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희생자들을 추모한다.

이 계정은 매셔블 에디터들의 기획으로 탄생했다. 미국 하버드대 니먼저널리즘랩이 소개한 바에 따르면, 매셔블의 실시간 뉴스 에디터 브라이언 리스는 내부 회의에서 이 구상을 처음으로 제안했다. 희생자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데 트위터가 효과적인 통로가 될 것이라고 봤던 것.

매셔블은 이 구상을 구체화 하면서 이 트윗들이 단지 그들이 언제 어디에서 죽었는지 설명하는 데 그쳐서는 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에디터들은 언론에 보도된 희생자들의 정보를 모으고, 희생자 지인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내용 등을 수집했다.

@ParisVictims은 그렇게 탄생했다. 각각의 트윗에는 희생자 한 명 한 명의 삶이 담겨 있다.

언젠가 소설가 김훈은 장모의 죽음을 소재 삼아 이렇게 쓴 적이 있다.

소각로 바닥의 흰 뼈를 들여다보면서 나는 알았다. 인간은 보편적 죽음 속에서, 그 보편성과는 사소한 관련도 없이 혼자서 죽는 것이다. 모든 죽음은 끝끝내 개별적이다. 다들 죽지만 다들 혼자서 저 자신의 죽음을 죽어야 하는 것이다. 죽음은 언어화되지 않고 공유되지 않는다. 장모의 초상을 치르면서 나는 그 절대적인 개별성에 경악했다.

현재까지 129명으로 파악되는 희생자들 중에는 아직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이들도 있다. 희생자가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매셔블은 마지막 남은 희생자까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enmémo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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