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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총장 방북, 시기 조율 중?

  • 김병철
  • 입력 2015.11.18 16:52
  • 수정 2015.11.18 16:53
ⓒGettyimages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역사적인 북한 평양 방문이 시기 결정을 놓고 막판 진통을 겪는 모습이다.

연합뉴스가 지난 16일 반 총장의 금주 방북가능성을 최초 보도한 이후, 유엔본부에서는 방북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으나 부인하지도 않고 '노 코멘트'로 일관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신화통신은 한국시간 18일 오전 11시25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신화통신에 반 총장이 다음 주 월요일(23일) 평양을 방문하며, 약 나흘간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역시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반 총장이 비행기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할 것이라는 세부 내용까지 덧붙였다.

신화통신은 중문판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인 '신화국제'를 통해서도 "북한 소식통은 18일 신화사 기자에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달 23일부터 북한을 방문한다고 말했다"고 속보 형태로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낮 12시 55분께 타전한 후속기사에서 북한에 주재하는 익명의 유엔 관리가 반 총장이 조만간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유엔 대변인은 몇시간 뒤 '기자들에게 알림'이라는 메시지에서 반 총장이 23일이 속한 내주에는 방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엔대변인은 이처럼 내주 방북 보도는 부인했지만 "반 총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대화 증진을 위해 어떠한 역할도 기꺼이 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고 덧붙여 반 총장의 방북이 여전히 추진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물론 23일 방북설을 보도한 신화통신도 유엔 대변인의 이런 메시지 내용을 보도했으나, 메시지 내용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앞서 17일까지는 반 총장이 19일 유엔 회의를 마친 뒤 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하고자 21일 출국하는 일정을 감안, 22일 말레이시아에서 북한으로 향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지금까지 나온 보도와 유엔 대변인의 메시지 내용 등으로 미뤄 반 총장의 방북은 기정사실이 되는 분위기다.

다만 시기를 놓고 반총장 측과 유엔 회원국, 북한 등 사이에서 막판 조율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진통의 원인으로는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면담 일정 조정 문제, 파리 테러 이후 대(對) 테러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분위기, 유엔 회원국들의 이해상충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우선 반 총장과의 회동 여부가 주목되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쪽과의 일정 조율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반 총장이 전격적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마당에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하면 방문 실익이 없어지기 때문에 양자 회동이 가능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의미다.

앞서 방북했던 유엔 사무총장 2명은 모두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일성 주석을 만났던 만큼, 반 총장이 방북 기간 반드시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해 줄다리기를 벌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 프랑스 등 유엔의 주요 상임이사국들은 이 시점에 이뤄지는 반 총장의 방북을 선뜻 반기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유엔 주변에서 흘러나온다.

특히 파리 테러의 와중에 반 총장이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할 대상으로 거론되는 북한을 방문하면, 국제사회의 대테러 공동 대오에 혼선이 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또 반 총장 개인은 방북을 강력하게 희망하더라도 미국 등 일부 국가들이 난색을 보였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가뜩이나 북한 문제에 대한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유엔 수장이 방북하는 것은 예기치 않은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다.

아울러 반 총장의 일정은 주요 회원국 출신의 다국적 참모들의 의견을 반영해 확정되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참모들이 자국의 이해관계를 반영해 반 총장의 방북에 거센 반대의견을 냈을 가능성도 있다.

반 총장의 방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북한은 지난 5월 21일로 예정됐던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 허가결정을 하루 전날인 20일 갑자기 철회했다.

당시 북한은 한반도 평화메신저 역할을 자처한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을 아무런 설명도 없이 막판 취소, 북측 내부의 불안정성과 유동성을 노출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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