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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우탄 거울실험 프로젝트 : 한국 최초의 '비인간 인격체' 실험이 시작된다

  • 김도훈
  • 입력 2015.11.16 10:58
  • 수정 2015.11.16 16:51

오랑우탄은 인도네시아어로 '숲 속의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오랑우탄은 동물인가 인간인가. 일단 아르헨티나 법원은 오랑우탄을 인간, 정확하게 말하자면 '비인간 인격체(Non-Human Person)'라고 결정했다. 비인간인격체는 생물학적으로 인간은 아니지만 인간만이 갖고 있는 것으로 믿어졌던 인격을 가지고 있는 존재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다.

2014년 12월 아르헨티나 법원은 동물원에 갇혀있던 오랑우탄을 불법으로 자유를 박탈당한 비인간 인격체로 인정했고, 곧 자연보호구역으로 옮길 것을 명령했다. 지난 2015년 4월에는 미국 비영리 단체 '비인간 인권 프로젝트'가 연구실에 갇혀있는 두 마리 침팬지를 풀어달라고 뉴욕주 대법원에 항소했고, 법원은 이번 소송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물론, 여전히 유인원들이 인간인지 동물인지에 대한 논쟁은 계속된다. 많은 동물단체는 오랑우탄과 침팬지, 고릴라 같은 영장류는 물론 돌고래 같은 포유류에게도 인간과 같은 지능과 자아 인지 능력, 복잡한 정서적 특징이 있기 때문에 법적인 인격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결국 그들도 동물일 뿐 인간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거울 실험'을 이용한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자신으로 인식하는 것이 동물에게 자의식이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 순간 동물은 더 이상 동물이 아니라 '비인간 인격체'가 된다.

미국의 영장류학자 고든 갤럽은 동물원에 사는 네 마리의 침팬지에게 거울 한 장을 가져다 주었다. 침팬지들은 한번도 접해본 적 없는 이상한 물체에 비친 동물이 다른 동물인 줄 알고 상대를 위협하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거울에 비친 실체가 자신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후 침팬지는 거울 앞에서 이빨에 낀 찌꺼기를 관찰하고, 코딱지를 파고, 머리를 다듬는다.

한겨레신문사와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서울대공원에서 지난 2005년 태어난 오랑우탄 보라, 보석, 보람이를 대상으로 한국 최초의 동물 거울실험을 진행한다. 이 실험은 동물자유연대의 모니터링을 통해 진행되며, 실험과정은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된다. 실험 과정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지켜볼 수 있다.

펀딩21을 통해 모아진 후원금은 실험의 진행 비용으로 쓰이고, 후원자들의 이름은 실험과정을 그린 단편 다큐멘타리의 엔딩 크레딧에도 올라간다. 한국 동물복지의 개선을 원하는 동시에, '인간'과 '인격'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싶은 분들은 펀딩21(클릭!)에서 국내 최초 오랑우탄 거울실험을 후원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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