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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이수화학서 불산 1천ℓ 누출

유독·화학물질을 대량 취급하는 울산의 공단에서 16일 새벽 불산이 누출, 시민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이수화학 울산공장은 작년 불화수소 혼합물 누출사고 이후 공장 자체 안전 강화와 대규모 소방훈련 등 대대적인 재발 방지 조치가 이뤄진 곳이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16일 0시 47분께 울산시 남구 부곡동 이수화학 울산공장에서 약 1천ℓ의 불산이 누출됐다.

소방본부와 회사 측은 공정 메인 밸브를 차단하고 누출이 발생한 드레인밸브(배수밸브)를 교체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불산이 공기와 접촉하면서 발생한 불화수소 가스가 주변으로 퍼져 일대 근로자들이 악취를 호소했다.

공장 정문에서는 한때 10ppm 농도의 불산이 검출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는 8시간 노출기준을 0.5ppm, 천장값(작업 중 한순간이라도 넘어서는 안 되는 기준)을 3ppm으로 정하고 있다.

불산은 불화수소를 물에 녹인 휘발성 액체로, 여기에서 발생하는 불화수소는 자극적인 냄새가 있는 기체로 독성이 강하다. 농도가 짙은 기체는 사람의 피부를 통해 침투해 심한 통증을 주며, 농도가 옅은 때도 장해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런데 이 공장에서는 작년 2월 25일에도 불화수소 혼합물 100ℓ가량이 누출돼 공장장과 법인이 업무상 과실 혐의로 기소된 적이 있다.

당시 공장 측은 시설 안전을 보강하는 등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

올 7월에는 화재와 불산 누출 상황을 가정한 대규모 소방훈련이 이 공장에서 이뤄지는 등 회사와 관계 기관의 노력이 이어졌다.

그러나 불화수소 누출 1년9개월 만에, 소방훈련 4개월 만에 또 불산이 누출되면서 그간의 약속과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회사의 안전불감증이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만연한 때문이 아닌지 의심가는 대목이다.

석유화학공단 근로자를 비롯한 시민들은 강력한 재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모(47)씨는 "매일 석유화학공단으로 출근하면서 폭발이나 유독물 누출 등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주변 근로자들 건강은 괜찮은 걸까'하는 걱정을 한다"면서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사고를 멈추려면 기업 활동 등 다른 무엇보다 안전에 초점을 맞춘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올 7월 한화케미칼 울산공장에서 폭발이 발생해 협력업체 근로자 6명이 숨진 사고를 비롯해 1월 울산항 화학물운반선 폭발로 선원 4명 부상, 지난해 12월 신고리 원전 건설현장 질소 누출로 근로자 3명 사망 등 울산에서는 인명피해나 막대한 환경·재산적 피해를 동반한 각종 폭발과 유독물 누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울산의 위험물질 취급량은 전국 29.1%(1억600만t)로 전남(34.5%)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많다.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은 470개, 위험물 취급 사업장은 7천500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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