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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열정'이라는 단어, 젊은 세대에겐 긍정적이지 않다"

ⓒ연합뉴스

배우 박보영은 자신과 같은 젊은 세대에게 '열정'이라는 단어가 긍정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보영은 13일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열정이면 다 된다와 열정 같은 소리 하네 중 어느 편인가'라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박보영은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에서 수습사원 '도라희' 역으로 나와 '열정이면 못 하는 게 없다'는 '하재관 부장'(정재영)에게 시달리며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연기한다.

그는 "어렸을 때 열정이라는 단어가 좋았던 것 같은데 성년이 되고 나서는 의미가 퇴색돼 지금 저한테는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다"고 말했다.

열정이 일종의 '인질'이나 '족쇄'처럼 다가온다고 했다. 예전에는 자발적으로 '우리가 열정이 있으니 이런 것도 한다'였는데, 지금은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젊은 세대에게 '너희는 열정이 있으니 당연히 이런 거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하는 식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열정보다는 신념이라는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

박보영은 "제 직업이 대중의 반응을 봐야 하는 것이라 예전에는 사람들 말에 많이 휘둘렸다"며 "'그게 무슨 소용이야, 내가 신념을 가지고 흔들리지 않은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서는 마음이 편안해지고 일할 때에도 좀 더 단단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도라희가 자신과 같은 연령대라 따로 연기를 위해 추가로 알아볼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친구들 대부분이 '도라희'와 같은 사회 초년병이어서 이들 생리를 익히 잘 알고 있다는 의미다.

박보영은 "친구들 만나면 수다를 떠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데 저는 친구들 직장을 잘 모르지만 그 직장에 어떤 분이 계시는지는 다 안다"며 "이야기하다 보면 '아 그때 그 말도 안 되는 사람'이라고까지 할 정도"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데뷔 초기 도라희처럼 윗사람들한테 무척 많이 혼났다고 전했다.

"감독한테 대본으로 맞기도, 집에 가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정말 힘들었다. 연기를 못하는 부분이 있어 도라희처럼 대들지 못하고 받아들였다."

항상 밝고 귀여운 모습을 보이는 이유가 따로 있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힘들어도 대중에게 표현 안 하려고 한다. 많은 사람 앞에 서는 일을 하는데 사람들에게 좋은 기운을 주고 싶다. 안 좋은 일이 있으면 내색을 안 하려 해도 느껴지기 마련인데 그래서 안 좋은 일 있으면 툭툭 털어버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안 좋은 일을 털어버리는 그만의 비결은 '집에서 혼자서 울기'였다. "집에서 비련의 여주인공이 된 것처럼 대성통곡"을 하면 후련해진다는 것. 심지어 혼자 울 때 항상 옆을 지켜주는 '슬픔 담당' 인형도 있다고 한다.

마음을 툭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연예인 친구로 이광수, 김기방, 차태현 등을 꼽으며 "필터를 안 걸치고 말할 수 있는" 사이라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연기란 배우의 존재가 잊히고 관객들에게 배역만 보이는 연기라고 했다.

박보영은 "연기할 때 제가 아니라 도라희가 보여야 성공한 연기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보이면 이제 제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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