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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군제에는 있고 한국판 블프에는 없는 것

  • 허완
  • 입력 2015.11.12 12:28
  • 수정 2015.11.12 12:33
ⓒEngadget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중국 최대의 쇼핑 행사 '광군제'(光棍節)가 올해도 흥행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통해 다소의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리긴 했지만 중국 광군제의 인기나 실적과는 비교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광군제는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2009년 시작해 올해로 6회째를 맞은 행사다. 숫자 '1'이 네 번 겹치는 11월 11일(솔로데이)를 맞아 할인율을 대폭 높인 마케팅이 오늘날 전세계 직구족이 주목하는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성장했다.

알리바바는 올해 광군제 당일 하루 매출만 16조5천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광군제 매출(10조2천억원)보다도 약 60% 늘었다. 이는 국내 최대 백화점인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연간 매출 14조2천억원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중국에 비해 유통 선진국이라고 자부하는 한국이 블랙프라이데이 식 행사에서는 이렇게 뒤처진 이유는 뭘까?

우선 기획 주체에서 연유를 찾을 수 있다. 광군제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마찬가지로 민간이 기획한 행사다.

민간 기업인 알리바바가 광군제를 시작했고 현재는 중국뿐 아니라 해외 온라인 유통업체들도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가 됐다.

이들은 매년 11월 11일 하루를 위해 1년여간의 준비기간을 갖는다.

또한, 제조사들이 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할인 품목이 다양해지고 할인율도 더 높아질 수 있다. 광군제 쇼핑이 모바일 위주로 이뤄지는 점도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배경이다.

반면에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는 9월 22일 정부의 발표 전후로 보름여만에 급조된 할인 행사였다. 가을 정기세일 같은 기존 세일에서 할인율과 할인품목에 약간의 변화만 준 생색내기 행사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정부는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 없다'라는 속담처럼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기대한 소비자들은 쇼핑 과정에서 실망하기 일쑤였다.

준비 과정이 짧아 제조사의 참여가 저조하고 오프라인 공간 위주로 할인 행사가 이뤄진 점도 한계로 작용했다.

행사 당일 폭발적으로 매출이 일어나는 중국 광군제와는 달리,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는 기간만 길었을 뿐 소비자를 단번에 끌어모으는 집중력이 미약했다는 평가다.

최초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라는 타이틀을 단 만큼 매출 신장 효과가 있긴 했지만 기존 세일과 완전히 차별화한 지점을 만들지 못하고 비슷한 할인 행사를 되풀이한다면 그 효력은 갈수록 약화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소비자 모두가 집중할 만한 영향력 있는 할인 행사를 하기 위해서는 민간이 주도적으로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짧은 시간 안에 큰 폭의 할인 행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는 행사를 너무 급조해 제품을 소싱(조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이를 개선하지 않고 엇비슷한 할인 행사가 남발된다면 결국엔 소비자로부터 외면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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