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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홍문종 의원이 얼떨결에 밝힌 '진실한 사람들'의 정체

  • 허완
  • 입력 2015.11.12 06:40
  • 수정 2015.11.12 06:46
ⓒ연합뉴스

“국민을 위해서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 수수께끼 같은 한 마디가 지칭하는 “진실한 사람들”은 대체 누구일까?

이에 대해서는 이미 다양한 해석이 나왔지만, 이제 한층 더 분명해졌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의 입을 통해서다.

홍 의원은 11일 ‘JTBC 뉴스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손석희 앵커로부터 ‘진실한 사람은 곧 대통령 측근 세력을 뜻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연달아 받았다. “야당과 비박에 대한 노골적인 낙선운동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것.

그러자 홍 의원은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서 민생에 전념할 수 있는 사람”을 일반적으로 지칭한 것 아니겠냐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무슨 비박이다, 친박이다 이런 말씀을 하시지 않았고 야당이나 여당이다 이런 말씀을 하시지 않았거든요”라는 것.

그러나 손석희 앵커의 송곳 같은 질문이 이어지자, 홍 의원은 자연스럽게(?) 아래와 같이 답변했다.

홍문종 의원 : “대통령께서 이제 저희가 20대 총선이 끝난 후에도 굉장히 중요한 2년 가까운 사이의 시간이 남아 있으시거든요. 그래서 그 2년 동안 여러 가지 심지어는 우리가 개헌을 해야 되지 않냐라고 얘기들을 우리가 하고 있는데 여러 가지 개헌 문제를 비롯하는 국정, 대통령 단임제 마무리하는 아주 중요한 시간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그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대통령께서 진실한 사람, 일할 수 있는 사람을 국회에서 적극적으로 대통령을 뒷받침해 줬으면 좋겠다, 이런 것들이 그런 대통령의 의지와 그런 생각들이 묻어나온 그런 발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손석희 앵커 : “그 말씀은 저의 질문에 동의한다는 말씀과 같이 들리는데 결국은 그렇게 대통령을 보위하고 총선 이후에 국정 장악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역시 친박이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이 아니냐...” (JTBC 뉴스룸 11월11일)

중앙일보는 12일 박근혜 대통령의 ‘시그널 정치’를 분석한 기사에서 “친박계 인사들조차 ‘배신의 정치 2’라고 칭한 ‘진실한 사람’ 발언은 결국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 비박계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옆에는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진실한 사람들 최경환 경제부총리, 정종섭 행자부 장관, 윤상직 산자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연합뉴스

②연출=11일 대부분의 조간신문에 국무회의 장면을 찍은 사진 한 장이 게재됐다. 박 대통령 왼쪽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정종섭 행자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이 순서대로 앉은 사진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4명은 모두 20대 총선 출마가 확실시된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진실한 사람만 선택해 달라’는 발언과 이 사진이 맞물렸다. 결국 4명을 ‘진실한 사람’이라고 지칭한 셈이 됐다. 의미심장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11월12일)

그러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지칭한 “진실한 사람들”은 결국 “국회에서 적극적으로 대통령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얘기다.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서 민생에 전념할 수 있는 사람”이라기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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