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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 범인은 피해자보다 덩치가 작을 수 있다

  • 남현지
  • 입력 2015.11.11 16:57
  • 수정 2015.11.1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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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이미지는 자료사진입니다 ⓒgettyimagesbank

'이태원 살인사건'의 피해자 시신을 부검한 법의학자가 다시 재판에 나와 범인의 덩치가 피해자보다 작은 사람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 심리로 11일 열린 피고인 아더 존 패터슨(36)의 두 번째 공판에서 사건 부검의였던 이윤성 서울대 의대 교수는 "피해자보다 키가 4㎝ 작은 사람도 팔을 올리면 목을 수평으로 찌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18년 전 사건 재판에서 피해자의 상흔에 난 칼자국을 보면 피해자의 목 부위가 낮게 느껴지는 사람이 범인으로 보인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당시 검찰은 덩치가 큰 에드워드 리(36)가 범인이라고 보고 그를 살인범으로 기소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이날 재판에 다시 나와 "당시 일반적인 가능성을 말한 것이지, 패터슨이 범인일 가능성을 배제한 것은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피해자의 목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면 수평으로 찌르더라도 똑바로 서있을 때 위에서 아래로 찌른 경우와 동일해질 수 있다. 피해자가 소변을 볼 때 다리를 벌렸다면 키가 좀 낮아질 수 있고 4㎝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조중필씨의 키는 176cm였고 패터슨은 4cm 작은 172cm다.

이 교수는 당시 '범인은 피해자가 방어 불가능할 정도로 제압할 수 있는 덩치의 소유자'라고 진술했던 내용도 "제압하든지 치명상을 만들어 더이상 반항할 수 없는 상태가 돼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건장한 피해자가 전혀 방어한 흔적이 없다는 것은 상처가 9개나 생겼기 때문에 힘으로 제압됐든지 초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어서 저항을 못했을 것이란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검사가 "피고인은 머리와 얼굴, 손에 피가 범벅됐고 에드워드는 일부에만 적은 양이 묻었다는 정보를 알았다면 법의학자로서 둘 중 누구를 칼로 찌른 사람으로 생각하겠느냐'는 질문에 "피가 범벅된 쪽이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봐야한다"고 답했다.

이에 맞서 패터슨의 변호인은 "칼을 엄지와 검지 사이로 잡고 목과 같이 인체 상단 부위를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공격하려면 피해자보다 가해자의 키가 큰 것이 용이하지 않느냐"고 물었고 이 교수는 "그렇다"고 인정했다.

변호인은 또 "가해자가 바로 현장을 이탈해 도망친다면 많은 피가 묻지 않을 수 있느냐"고 물었고 이 교수는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패터슨은 세면기 오른쪽에 서 있었다는 진술이 거짓이라고 지적된 근거인 세면기 오른쪽에 묻은 혈흔과 관련해 "내가 화장실을 떠나고 난 뒤 피해자가 다시 일어나 세면기에 혈흔을 남길 수도 있지 않느냐"고 물었고, 이 교수는 역시 "가능하다"고 답했다.

한편 JTBC는 11일 방송에서 검찰의 혈흔 분석 내용 분석결과를 가지고 패터슨을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사건현장에 남은 혈흔 분석 결과, 이는 피해자 조중필 씨가 왼쪽으로 돌면서 생긴 흔적이며, 피해자가 오른쪽으로 돌았다고 말한 패터슨의 진술이 설득력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혈흔 분석결과도 하나의 추정일 뿐이라고 패터슨 측 변호인이 반박했다고 JTBC는 전했다.

패터슨은 1997년 4월 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대학생 조중필(당시 22세)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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