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로힝야족 : 아웅산 수치가 이끌 민주주의의 리트머스 시험지

  • 허완
  • 입력 2015.11.10 20:17
  • 수정 2015.11.10 20:36
YANGON, MYANMAR - NOVEMBER 09:  A child stands with crowds gathered for the election result announcement in front of the National League for Democracy's headquarters after Myanmar's first free and fair election on November 9, 2015 in Yangon, Myanmar. The elections are Myanmar's first openly contested polls in 25 years, following decades of military rule. Noble laureate Aung San Suu Kyi appeared poised to win power in Myanmar on today despite her party's growing concerns about cheating in yesterd
YANGON, MYANMAR - NOVEMBER 09: A child stands with crowds gathered for the election result announcement in front of the National League for Democracy's headquarters after Myanmar's first free and fair election on November 9, 2015 in Yangon, Myanmar. The elections are Myanmar's first openly contested polls in 25 years, following decades of military rule. Noble laureate Aung San Suu Kyi appeared poised to win power in Myanmar on today despite her party's growing concerns about cheating in yesterd ⓒLauren DeCicca via Getty Images

미얀마 유권자들의 미소짓는 얼굴들은 민주주의와 정치적 자유의 새 시대를 준비하는 활기찬 나라를 보여준다. 아웅산 수치의 민주주의 민족 동맹(NLD)이 미얀마 총선에서 압승을 거둘 기세다.

그러나 그 미소짓는 얼굴은 미얀마의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비극적 현실을 숨기기도 한다. 무슬림들은 계속해서 배제 당하고 박해 받고 있으며, 특히 로힝야 족이 그렇다. 지난 반 세기 동안 가혹한 군사 정권과 국제적 고립에 신음해 온 미얀마는 민주주의로 통합을 이뤄가고 있지만, 이 이슈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무슬림 로힝야 족은 ‘세상에서 가장 심하게 박해 당하는 소수 집단 중 하나’로 불린다. 그들은 미얀마 남서부의 라카인 주(과거의 아라칸 주)에서 수십 년 동안 국적조차 인정 받지 못한 채 박해 당하고 있다. 1962년 네 윈 장군이 이끄는 군사 정권이 수립된 이래, 미얀마(당시 명칭은 버마) 국적은 버마 민족, 불교 신도로 상당 부분 제한되었다. 미얀마 건국의 아버지인 아웅산이 1947년에 암살되기 전 이끌었던 단명한 과도 정부 집행 위원회에 소수 민족과 소수 종교 신도들을 포함했던 예와는 전혀 다른 움직임이었다. 네 윈 장군의 군사 정부는 버마 민족이 아니고 불교도가 아닌 로힝야를 타겟으로 삼아, 1823년부터 시작된 영국 식민지 시절 미얀마에 들어온 ‘벵갈 불법 이민자들’이라고 주장했다. 로힝야 족이 그 전부터 아라칸에 살았다는 증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정부는 로힝야라는 이름조차 인정하지 않았고, 로힝야라는 단어를 쓰는 것도 금지했다.

그러나 그 미소짓는 얼굴은 미얀마의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비극적 현실을 숨기기도 한다. 무슬림들은 계속해서 배제 당하고 박해 받고 있으며, 특히 로힝야 족이 그렇다.

1978년부터 군사 정부는 나가 민(왕 용) 작전이라는 캠페인을 시작해, 미얀마에서 원치 않는 불법적인 이질적인 요소들을 씻어내기 시작했다. 이 작전 중 버마군은 로힝야족의 땅을 뺏고 모스크를 파괴했으며, 임의 체포와 강간이 만연했다. 로힝야족을 집에서 몰아내고 버마에서 내쫓는 것이 목표였다. 거의 25만 명에 가까운 로힝야족이 국경 너머 방글라데시로 피신했다.

사진은 지난 5월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열린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아웅산 수치,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라고 적힌 포스터를 들고 있는 모습.

8888 항쟁 이후 민주화 시도는 좌절되었으며 아웅산 수치는 가택 연금되었다. 1991년에 군사 정부는 다시 로힝야족을 나라 밖으로 내쫓기 위한 피이 타야(깨끗하고 아름다운 나라) 작전이라는 군사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20만 명이 국경을 넘어 피신했다. 오늘날 남아 있는 수십만 명의 로힝야족은 국적도 없고 미얀마 어디에서도 원하지 않는 난민이다. 오직 생존만을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으나 실패하는 일이 너무나 잦다. 부서질 듯한 뗏목을 타고 ‘보트 피플’이 되어 방글라데시,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등으로 떠나는 로힝야족들은 미디어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들은 인신 매매, 노예, 무기한 구금 등을 겪으며, 태국 해군은 심지어 그들을 다시 바다로 끌고 가거나 총을 쏘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이 미얀마에서 도망치는 근본 원인에 대한 보도는 거의 없었다.

미얀마에서 로힝야족은 시민권을 갖지 못한다. 1982년부터 시민권 법은 로힝야족을 미얀마의 토착 민족 135개 중 하나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투표권도 없어서 최근 선거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시민권이 없는 그들은 가장 근본적인 인권도 부정 당하고 있다. 로힝야족은 여행하고 결혼할 때, 아이를 낳거나 사원을 보수할 때 정부의 허가를 얻어야 하는데,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뇌물이 필요할 때도 많다. 로힝야 가족은 아이를 둘 이상 낳을 수 없다는 제한도 있다. 로힝야족은 라카인 주의 ‘시범 마을’에서 강제로 노예처럼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로힝야족 여성들은 잔혹한 지역 보안 기관에 의해 성 매매를 강요 당한다.

그러므로 미얀마에 새로 들어설 NLD 정부의 중요한 상징적 첫 걸음은 로힝야족을 인정하는 것이어야 한다.

정치, 경제적 자유화를 향한 최근의 움직임은 로힝야족의 삶을 거의 개선하지 못했다. 로힝야족에 대한 폭력은 계속되고 있다. 불교도 군중들이 로힝야족의 마을을 부수고 불태워서 수십 명이 쫓겨났다. 미얀마에서는 심지어 불교 승려들이 라카인 주의 로힝야족의 존재에 항의하고 그들을 계속 박해할 것을 지지하는 시위를 하기도 했다.

2010년에 가택 연금에서 풀려난 노벨 평화상 수상자 아웅산 수치에게서 희망을 본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녀는 로힝야족에 대한 박해에 침묵을 지키며, 최근의 폭력 사태는 양쪽 모두가 똑같이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인권의 아이콘이자 도덕적 권위의 목소리이던 그녀는 표를 구하는 정치인으로 변했고, 그녀는 로힝야족에 대한 계속되는 부당함에 대해 목소리를 내서 논란을 자초하는 대신 대다수를 차지하는 버마 민족의 지원을 구하는 것을 선택했다.

그러나 NLD 정부는 반 세기 동안의 군사 정권의 잘못을 바로잡기 시작해야 한다. 활기있고 안정적인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로힝야족을 포함한 미얀마의 모든 사람들을 다 아우르고 통합하며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민주적 통치 아래 시민으로서 평등한 권리를 주어야 한다. 소수를 어떻게 대하느냐 하는 것이 민주적인 정부의 정당성과 힘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미얀마에 새로 들어설 NLD 정부의 중요한 상징적 첫 걸음은 로힝야족을 인정하는 것이어야 한다.

Follow Harrison Akins on Twitter: www.twitter.com/harrisonakins

관련기사 : 로항야족 탄압에 대한 아웅산 수치의 침묵을 참을 수 없는 이유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 블로그에 게재된 'The Rohingya Are Suu Kyi's Litmus Test for a Legitimate Democracy'(영어)를 번역, 편집한 글입니다.

Aung San Suu Kyi: "I have condemned Rohingya persecution" - Channel 4 News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미얀마 #미얀마 총선 #아웅산 수치 #로힝야족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