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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추징금'을 50% 환수하는 데 19년이나 걸렸다

ⓒ한겨레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율이 50%를 넘었다. 대법원 확정 판결 19년 만이다.

서울중앙지검은 10일 기준으로 전 전 대통령의 전체 추징금 가운데 50.86%인 1천121억원을 환수했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1996년 12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 등으로 추징금 2천205억원이 확정됐지만 '전 재산이 29만원'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2013년 6월 27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전두환법'이라 불리는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개정안이 여야 의원들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되고 있다.

국회는 환수 시효를 4개월가량 남겨둔 2013년 6월 시효를 2020년으로 연장하는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별법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켜 재산 추징에 디딤돌을 놨다.

본격적인 재산 환수에 나선 검찰은 '전두환 추징금 전담팀'을 꾸린 뒤 환수와 수사의 '양동 작전'을 펼쳐 작년 말까지 1천88억원(환수율 49.3%)을 국고에 귀속시켰다.

올해 들어서는 전 전 대통령 일가가 소유한 서울 서초동 ㈜시공사 사옥 일부를 팔아 24억원을 확보했다. 또 전날 미국 정부가 몰수한 전 전 대통령의 미국 내 재산 112만6천951달러(약 13억원)도 송금받아 환수율 50%를 찍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 등 불법재산 환수 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5.18광주민주화운동 단체 회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사저 들머리에서 '국민압류' 딱지를 붙이러 왔다가 경찰에 막혀 있다.

하지만 남은 재산 환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환수한 것 외에 검찰이 확보한 전 전 대통령 일가 재산은 930억여원에 이르지만 대부분 덩치가 큰 부동산이라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경기 연천의 허브빌리지 등 일부 부동산은 유찰이 반복돼 공매 절차가 계속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확보된 자산 가운데 실질적으로 환수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되는지 꼼꼼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되도록 모든 부동산을 매각해 최대한 많은 액수를 국고로 귀속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이 9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소재 미국 법무부 본부에서 로레타 린치 미 법무부장관으로부터 환수자금 인도증서를 건네받고 있다.

쉽지 않았던 재산 환수

미국 내 전 전 대통령 재산 환수는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로레타 린치 미국 법무부 장관의 최종 합의에 따른 것이다.

두 장관은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소재 미 법무부 본부에서 만나 전 전 대통령 재산의 조속한 환수에 의견을 같이했다. 몰수 금액은 합의 직후 서울중앙지검 추징금 집행 계좌로 송금됐다.

법무부는 전두환 추징법 입법을 계기로 2013년 8월 미 법무부에 전씨 일가의 미국 내 은닉 재산을 동결해 달라고 형사사법공조를 요청했다.

이후 미 법무부는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2014년 2월 차남 재용씨 소유의 LA 뉴포트비치 주택 매각대금 72만 달러 상당을 동결했다.

그해 8월에는 국토안보수사국(HSI)과 추적 끝에 재용씨 부인 박상아씨의 투자이민채권 50만 달러 상당을 동결했다.

몰수를 위한 소송 진행 끝에 미국 법무부는 올해 3월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와 미국 내 재산 몰수에 합의했다.

법무부는 "이번 환수 조치가 1997년 5월 양국 간 형사사법공조조약 체결 이래 범죄수익을 상대방 국가에 반환하게 된 첫 사례"라고 전했다.

미디어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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