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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달러로 5분 만에 환자 눈뜨게 해주는 네팔 의사

단돈 25달러(한화 2만 9천 원)에 5분이면, 백내장 때문에 수년째 실명상태인 사람들에게 빛을 되찾아주는 네팔 안과의사 산두크 루이트.

9일 미국 뉴욕타임스의 니컬라스 크리스토프의 칼럼에 소개된 루이트는 자신이 개발한 기법으로 지난 30년간 12만 건의 수술을 통해 백내장 환자들이 다시 가족의 얼굴을 보고, 생업 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왔다.

백내장은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눈 질환임에도 세계 빈곤국의 수많은 환자가 가난 때문에 걸려 자신뿐 아니라 가족의 빈곤과 곤경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3천900만 명의 실명 인구 가운데 절반 정도가 백내장 때문이다.

그가 광명을 찾아주는 대상은 조국 네팔 국민만이 아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빈곤국 곳곳을 찾아다니며 직접 수술을 통해 실명 환자들의 눈을 다시 뜨게 해주고, 현지 의사들에게 자신의 기법을 가르쳐 더 많은 실명 환자들의 개안을 돕고 있다.

그의 '기적'은 이미 몇 차례 언론에 보도되고 책으로도 나왔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CNN 보도에 따르면, 루이트는 2006년엔 북한을 방문, 1주일여 해주에 머물면서 백내장 실명 환자들의 시력을 되찾아 주고 북한 전역에서 몰려든 안과 의사들에게 수술기법을 전수했다.

루이트는 네팔 수도 카트만두 주재 북한 외교관의 백내장을 치료해주고 북한 당국을 설득하는 데 성공, 북한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를 따라다니며 개안 순간의 환희를 사진에 담아온 사진작가 마이클 아멘돌리아는 CNN에 북한 의사들은 수술 장면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수술대에 바짝 붙어 배우려는 열의가 대단했다며 "루이트가 그렇게 많은 안과의사에게 둘러싸인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겪은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두 눈이 완전 실명한 80세 노인이 10년 만에 다시 아들의 얼굴을 알아보고 서로 얼싸안은 때였다고 아멘돌리아는 밝혔다.

루이트의 수술비용과 기법, 시간은 값싸고 간단하지만, 성공률은 98%. 미국 병원에 있는 10억 원을 넘는 복잡한 최신기계로 하는 수술의 성공률과 같다.

루이트의 수술기법은 처음엔 비난이나 조롱 대상이었으나, 미국 안과 저널(AJO)이 6개월간의 추적, 점검한 결과 서방병원의 기계보다 더 빠르고 더 값싼 수술로 똑같은 성공률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크리스토프는 전했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서 안구를 작게 절개하고 백내장으로 혼탁한 수정체를 꺼내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것으로 끝난다. 루이트의 '네팔 수술기법'은 지금은 미국 의대에서도 채택, 가르치고 있다.

루이트는 자신이 세운 틸강가안과연구소를 통해 백내장 수술에 사용하는 인공수정체를 한 개에 3달러에 매년 45만 개 생산하고 있다. 서방 가격은 200달러. 틸강가의 인공수정체는 50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틸강가는 진짜 눈처럼 보이는 의안도 만들고 있는데, 개당 3달러로, 150달러인 수입품에 비해 50분의 1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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