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미얀마, 25년만의 자유총선 투표 개시 : 군부독재 끝날까?

  • 허완
  • 입력 2015.11.08 05:49
Myanmar's opposition leader Aung San Suu Kyi addresses the media at a press conference at her home in Yangon, Myanmar, Thursday, Nov. 5, 2015. On Sunday Myanmar will hold what is being viewed as the country's best chance for a free and credible election in a quarter of a century.(AP Photo/Mark Baker)
Myanmar's opposition leader Aung San Suu Kyi addresses the media at a press conference at her home in Yangon, Myanmar, Thursday, Nov. 5, 2015. On Sunday Myanmar will hold what is being viewed as the country's best chance for a free and credible election in a quarter of a century.(AP Photo/Mark Baker) ⓒASSOCIATED PRESS

미얀마에서 8일 25년 만의 자유 총선을 위한 투표가 일제히 시작됐다.

미얀마 전역에 설치된 4만500여 개의 투표소에서 이날 오전 6시(현지시간) 투표가 개시됐으며, 유권자들은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에 대한 기대 속에 투표소로 향했다.

이번 선거는 민주화 운동 기수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참여하는 총선으로, 25년 만에 실시되는 자유·보통 선거를 표방하고 있다.

미얀마는 1990년 총선에서 NLD가 492석 중 392석을 얻어 압승을 거뒀으나 군부가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군부는 2010년에 다시 총선을 실시했으나 수치 여사의 출마를 불허했으며, NLD는 부정, 관권 선거를 이유로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선거는 당초 하원 의원 330명과 상원 의원 168명 등 상하원 의원 498명, 주 및 지역 의회 의원 644명, 민족대표 29명 등 1천171명을 뽑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7개 선거구에서 투표가 취소돼 상하원의 경우 491명의 의원을 뽑는다.

선거관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 91개 정당이 6천여 명의 후보를 냈으며, 무소속 후보가 310명 출마해 모두 6천300여 명이 입후보했다.

집권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1천130여 명, NLD가 1천150여 명을 입후보시켰다.

유권자는 전체 인구 약 5천300만 명 중 3천500만여 명이다.

투표는 오후 4시에 끝나며, 선거 결과가 언제 드러날지는 불투명하다.

선관위는 투표 결과에 대해 9~10일 1차 발표를 하고, 검표를 거쳐 11월 중순께 공식 집계를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선거 전후에 발생할 수 있는 폭력 사태 등을 방지하기 위해 이달 초 2주일 동안 '황색 경보'를 내렸으며, 양곤 지역에 특수 경찰 5천400여 명을 배치하고 일반 경찰 3천여 명에게 경계 태세를 지시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NLD가 집권 군부를 대표하는 통합단결발전당(USDP)에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나, 실제로 집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군부가 선거와 상관없이 헌법에 의해 상하원 의석의 25%를 할당받고 있어, NLD가 상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이 선거참관인단을 파견했으며, 한국도 본국에서 파견되는 7명, 주미얀마대사관 직원 11명 등 18명이 선거참관인으로 활동한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의 결과에 대해 ▲ NLD가 압승을 거둬 상하원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는 경우 ▲ USDP가 군부의석을 포함해 상하원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는 경우 ▲ NLD와 USDP가 모두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하는 경우 등 3가지 시나리오를 점치고 있다.

NLD가 다른 정당의 도움없이 단독으로 집권하려면 이번 선거 후 구성되는 상하원의 의석수 657석의 과반수인 329석을 얻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NLD가 선출직 의석 491석의 67%를 얻어야 해 달성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 상황이다.

반면 현 집권층인 군부와 USDP가 상하원에서 과반의석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USDP가 163석만 얻으면 된다. 군부가 선거를 거치지 않고 166석을 이미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NLD나 USDP가 상하원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집권을 위해서는 소규모 정당들과 연합을 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NLD와 USDP 중 어느 쪽이 집권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치 여사는 NLD가 단독 정부를 출범시키지 못하면 소규모 정당들과 연합할 것이며, 자신은 대통령이 되지 못하더라도 새 정부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치 여사는 내년 2월 초로 예상되는 대선에 입후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얀마는 대통령 중심제이나, 대통령은 상하원 합동 의회에서 선출되므로 대통령을 배출하려면 상하원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해야 집권당이 될 수 있다.

USDP 주도로 집권 정당 연합이 구성되면 테인 세인 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재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NLD가 집권하면 1962년 네윈의 군부 쿠데타 이후 반세기 가량 지속한 군부 지배가 막을 내리게 된다.

NLD가 집권하지 못하더라도, 야당이 50여 년 만에 의회에 대거 진출함으로써 이 나라 정치 지형에 큰 변화가 올 전망이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는 서부 라카인 주에 주로 거주하는 로힝야족 등 이슬람교도의 선거권 제한, 주류 주민인 불교도들의 이슬람교도 증오 선동, 전국적인 대규모 홍수와 선거 준비 미흡으로 인한 투표 차질 우려 등으로 논란이 컸다.

로힝야족 수 십만명은 투표권을 박탈당했고 이슬람교도 후보 중 100여 명이 입후보 자격을 인정받지 못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은 TV방송을 통해 "선거 결과를 존중할 것이냐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들었다"며 "정부와 군은 자유 공정 선거의 결과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치 여사는 지난 30여 년 동안 민주화 운동을 이끌어 가장 존경받는 정치 지도자이나 NLD 내 독단적인 의사 결정, 로힝야족 인권 유린 외면 등으로 국내외 일각에서 비민주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런 비판에도 국민 사이에서 수치 여사는 열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얀마가 이번 선거를 공정하고 순조롭게 실시해 국제사회로부터 민주화 개혁이 지속할 것이라는 신뢰를 얻으면 미얀마에 대한 외국인 기업들의 투자와 관심이 증폭될 전망이다.

Five Things About Myanmar's Election - Wall Street Journal

Myanmar prepares for landmark elections - Al Jazeera English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미얀마 #아웅산 수치 #미얀마 총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