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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수 급감한 건대병원 "신고한 걸 후회해요"

  • 원성윤
  • 입력 2015.11.07 07:42
  • 수정 2015.11.07 07:43
ⓒ건국대학교병원

건국대병원이 '원인 미상 폐렴 환자' 발생을 신속하게 당국에 신고해 추가 확산을 막는 데 기여했지만 오히려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급감해 울상을 짓고 있다.

감염병 환자 발생 등을 성실하게 신고한 병원에 오히려 피해가 가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건국대병원은 '원인 미상 폐렴' 환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응급실 방문 환자 수가 평상시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건강검진 취소율은 기존 5%대에서 20%대로 급증했고, 일일 신규 입원환자 수는 기존 하루평균 20명에서 3명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건국대병원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환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로 부분폐쇄를 당한 적이 있는 데다 이번 일까지 겹쳐 적지 않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한다.

건국대병원은 이번 사태에도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 폐렴 의심 환자 3명을 확인하자마자 방역 당국에 신고를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시기에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독특한 소견을 보이는 폐렴 의심 환자가 확인되고, 이들의 근무지가 모두 동물생명과학대학이라는 사실까지 확인하고는 곧 당국에 알렸다는 것이다.

빠른 신고 덕분에 추가 차단을 막을 수 있었다는 평가가 많지만 신고 당사자인 기현균 건국대병원 감염관리실장은 "신고한 것을 후회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기현균 교수는 "공익을 위해 환자 발생을 바로 신고했는데, 되려 병원이 '원인 미상 폐렴'의 발생지로 찍히고, 또 그 손해까지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

기현균 교수는 "이런 식으로 병원이 손해를 모두 짊어져야 하는 시스템에서는 성실한 신고가 나올 수가 없다"며 "건강보험 수가 조정 등을 통해 신고한 병원에 보상이 주어지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건국대병원에 '원인 미상 폐렴'의 위험은 전혀 남아 있지 않다고 병원 측은 강조했다.

해당 질환의 의심 환자들은 모두 신고 직후 국가지정격리병상으로 이송됐다.

환자가 남아 있다 해도 해당 질환의 감염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심환자들의 가족 등 밀접접촉자 중에 새로운 환자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근거다.

설령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환자가 건국대병원으로 찾아온다 하더라도, 선별진료소가 운영되고 있어 일반 환자와 섞일 우려도 없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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