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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장관 "역사 교과서 집필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정부의 국정 교과서 집필에 군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이 역사교과서 편찬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로, 남북 관계 등에서 대결적인 역사 서술이 강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민구 장관은 5일 오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군에서 교과서 집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이 “교과서에 우리 군이 폄하돼 있고 6·25 전쟁과 월남전이 일부 잘못 기술돼 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앞서 국사편찬위원회(국편)는 근현대사 집필에 ‘군사’(군 역사) 전문가 참여 방침을 밝혔다. 김정배 국편 위원장은 4일 집필진 공개 관련 기자회견에서 “6·25 전쟁처럼 큰 아픔이 있었던 시기에는 군사 연구하신 분, 헌법 하신 분도 참여해 평면적이 아니라 입체적이고 정확히 서술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는 근현대사 기술에 정치·경제 등 외부 전공자들을 참여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군사 부문 전문가의 참여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한민구 국방부장관

김육훈 역사교육연구소장은 “쟁점이 많은 현대사는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고 종합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는데, 특정 분야사를 전공한 사람이 집필에 참여한다면 편중된 시각을 제공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사를 전공한 한 사학과 교수도 “군사 전공자라면 육군사관학교 출신 등을 참여시키겠다는 것인데, 교과서 집필에 전례가 없는 일이다. 특히 한국전쟁 부분 집필에 참여시키겠다는 건데, 자칫 대결적인 역사 서술로 흐를 수 있다”고 짚었다.

국정 교과서의 고대사 부문 대표 필자를 맡은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역시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국정 교과서 제작은 (우편향) 한쪽으로 가서도 곤란하다. 공동으로 진행해 나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경제·사회 등 관련 전공은 참여하는 게 좋겠다”면서도 “군사 전공자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군사 분야는 국내 전문가 풀이 넓지 않아, 뉴라이트 성향 한국현대사학회에 명단을 올린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와 육군사관학교 소속 일부 학자들에 관심이 모인다. 한국현대사학회는 <교학사> 교과서를 집필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극찬한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를 집필한 교과서포럼의 후신이다. 한국현대사학회에는 군사편찬연구소 소속 연구자 3명, 육사 소속 교수 2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군의 집필 참여와 더불어 국정 교과서 집필진 구성과 공개를 놓고 ‘밀실·우편향 집필진’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최종 마감까지 대부분의 필자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대표 집필자 중 한 사람인 신 교수까지 “집필진은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국정 교과서 집필진 명단이 비밀도 아니고 (편찬 준거를 발표하기로 한) 30일쯤에는 공개해야 하지 않겠냐”고 밝혔다. 하루 전인 4일 국편은 전체 36명의 국정 교과서 집필진 가운데 신 교수와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를 제외한 나머지 대표 필자와 집필진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신 교수는 “현직 교수들은 아무래도 사회적인 반발 때문에 공개하는 게 불편하겠지만 언젠가는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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