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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자루의 칼을 갈아준 경비원에 주민들이 스쿠터 선물했다

ⓒ성북구청/연합뉴스

서울 성북구 종암아이파크2차의 조수진(67) 경비반장은 '칼 가는 경비원'으로 유명하다.

조 반장은 매일 주방에서 사용하는 칼의 날이 무뎌져도 마땅히 관리할 방법이 없어 서너자루씩 사야 했던 주민들의 불편함을 눈여겨봤다. 그는 이런 불편을 해소하고자 관리사무소에 요청해 칼 가는 기계를 구비하고 6개월간 3천 자루 이상의 칼을 갈아줬다.

조 반장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은 그가 주차장, 화단 등 넓은 아파트 단지를 편하게 순찰할 수 있도록 스쿠터를 선물했다.

조 반장은 "안부를 묻고 가족처럼 여겨주는 주민들을 위해 작은 것이나마 할 수 있다는 건 매우 즐거운 일"이라며 "이제는 동별로 날을 정해 칼을 갈아주고 있다.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주민을 보면 퇴직하는 순간까지 칼을 갈아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조 반장은 최근에는 김영배 성북구청장과도 만났다.

두 사람은 주민들로부터 각각 스쿠터와 자전거를 선물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어 깊은 대화를 나눴다.

김 구청장은 최근 한 주민으로부터 성북구 곳곳을 잘 살펴봐 달라는 의미로 중고 자전거를 선물 받았다.

김 구청장은 비슷한 사연을 가진 조 반장과 만나 "조 반장의 사례로 날로 각박해지는 세상에서도 동행과 상생의 가치를 일깨우는 주민의 지혜를 깨닫게 됐다"며 "내 자전거와 조 반장의 스쿠터는 가장 무거운 과제이자 응원"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북구는 최근 지역 내 관리 도급 계약 때 위·수탁 계약서에 '갑(甲)'과 '을(乙)'이란 명칭 대신 '동(同)'과 '행(幸)'으로 쓰도록 권장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구는 올해 체결하는 계약 24건과 내년 계약이 끝나는 141건에 대해 동행계약서를 적용할 계획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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