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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설문조사 | 미국의 아시아 회귀정책이 북한에 주는 의미

아시아에서 미국의 존재는 일종의 광고와 같다. 아시아의 미군 주둔은 미군의 예산 감축과 향후 미국 군사력의 감소라는 현실을 가리는 수단이다. 미국은 아시아에 대해 다른 곳보다 군비를 덜 축소했다고 알리는 것이다. 지난 5년 혹은 6년간 중국의 행동은 이웃 국가들을 놀라게 하면서 이들 국가들이 미국의 존재, 미국과의 우호관계 및 지역적 동맹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만들었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아마 미국의 영향력을 홍보하는 데 있어 미국의 정책보다 더 큰 역할을 해 왔다고 볼 수 있다.

  • NK News
  • 입력 2015.11.09 11:54
  • 수정 2016.11.09 14:12

오바마 정부의 정책 변화, 한반도에 대한 영향은 불확실 또는 미미

2009년에 처음 등장한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회귀' 전략은 21세기 역사의 중대한 부분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쓰여질 것이라는 대다수의 견해를 반영한 것이다.

미국은 이 지역의 미래 성장성과 활동을 기회로 삼기 위해 아시아 국가들과의 광범위한 외교적, 경제적, 개발상의 관계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안보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거의 20여년간 중동에서의 외교정책의 난관을 뛰어넘어 아시아 국가들에 초점을 맞추는 이러한 재균형(rebalance) 전략은 미군의 이라크 철수 및 군비 감축과 동시에 진행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이 정책은 7년이 다되어 가도록 북한이 외부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2013년 이래로 심각한 남북 갈등이 2차례 있은 후,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북 억제 정책이 어느 때보다도 흔들리고 있다고 보기도 했다.

NK News는 새로 마련한 주요 전문가 인터뷰 시리즈 세 번째 순서로, 미국의 저명 북한연구자들 및 신진 연구자와 정확히 어떻게 '아시아 회귀정책'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는지 되돌아 보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군사력이 감축되면 미국의 안전보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데 확신을 잃은 국가들이 생기면서 아마 북한은 더욱 대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 정책은 한반도에 많은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고 언급한 연구자들도 있었다. (지난 설문조사 보기: 실패 위험이 미국의 대북정책을 가로막는가? / 북미 관계 정상화의 조건)

질문에 응답한 미국인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다.

  •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동북아시아센터 상임연구위원
  • 스테판 해거드: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 국제정책대학 정치학 석좌교수
  •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 정치경제 부문 헨리 웬트 학자
  • 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포드대학교 한국학 프로그램 부소장
  • 다씨 드로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 비상임 제임스켈리 연구원/ 존스홉킨스대학교 정치학 박사과정

비무장지대(DMZ) 인근 미군과 한국군 | 출처: Wikimedia Commons

현 오바마 정부의 외교적 군사적 '아시아 회귀정책'은 효과적이었는가?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존재, 남북한과 관련한 미국의 역할에 어떠한 영향력을 미쳤는가?

브루스 클링너 (Bruce Klingner)

오바마 정부는 전임 대통령들의 정책들과 주요하게 다른 변화된 정책인 아시아로의 회귀 전략을 발표하며 그 결과 미국은 이제 아시아로 복귀한다고까지 선언하였다. 따라서 아시아는 미국 국익에 중요한 지역으로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개입이 줄어들면서 미국 외교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이 되었다.

그러나 이 정책이 도입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아시아로의 회귀라는 정책 변화가 실제로 얼마나 일어났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더 중요한 것은 아시아 국가들이 미 국방부의 자금 부족과 미국의 외교정책상 실책들을 인지한 결과 이제 미국의 군사력과 의지에 대해서 의문을 품게 되었다는 점이다.

미국 해군 참모 총장은 전투 지휘관들에 대한 국제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해군은 450척규모의 함대가 필요하다고 의회에 말했다. 현재 미 해군은 289척의 배를 소유하고 있으며, 선박 건조 예산이 부족하여 향후 보유 함정 수는 간신히 220척 정도로 감소가 예상된다. 미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위기 발생 시 해군과 해병대가 태평양 지역에서 경쟁력 있는 상륙 작전을 수행할 만한 충분한 자산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진술했다. 해병대는 모든 군사령관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54척의 상륙강습함정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나 현재 이용 가능한 함정은 30척도 안 된다.

미 공군의 경우 현역 전투기와 폭격 비행대대의 거의 3분의 1인 13개 비행대대(비행기 250대)의 발을 묶어 놓고 있으며, 만일의 사태에 바로 대응하기 위한 충분한 항공 전투력이 없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주한 유엔군 및 미군의 사령관은 한국 외에 다른 나라에 주둔한 미군의 준비되지 않은 모습으로 비추어 봤을 때 미국이 북한의 대규모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미 의회에서 발언했다. 그는 미군의 준비 부족으로 위기나 전시 상황에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늘어나 더 많은 민간인과 군 사상자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스티븐 해거드 (Stephan Haggard)

아시아 회귀 정책은 군사적인 관점으로 제한적으로만 해석되었다. 하지만 처음에 계획된 의도를 보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중점을 두는 한편 매우 비밀스럽게 진행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통해 아시아 지역에서 무역 및 투자 기회를 확대하고 중국 외에 중요 역할을 하는 인도, 인도네시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과도 관계를 일반적으로 확장하려는 것이었다.

아시아 회귀 정책은 특정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계획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정책변화에 대한 미국의 의도는 외교정책의 중점을 아시아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지상전에서 다른 우선순위로 이동시키고자 하는 것이었다. 실패한 아랍의 봄, 시리아, 예멘 그리고 리비아의 내전, 이란의 핵 문제 모두 미국이 중동에 전념했던 외교 정책을 수정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지를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회귀 정책을 크게 성공한 것으로 봐서도 안 되고 실패로 봐서도 안 된다. 어쨌든 이 정책의 목표는 장기간에 걸쳐 있었고 그동안 대통령은 다른 곳에서 더 많은 절박한 도전 과제들에 직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오바마 대통령 임기 동안의 아시아 정책은 상당히 성공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Nicholas Eberstadt)

아시아에서 미국의 존재는 일종의 광고와 같다. 아시아의 미군 주둔은 미군의 예산 감축과 향후 미국 군사력의 감소라는 현실을 가리는 수단이다. 미국은 아시아에 대해 다른 곳보다 군비를 덜 축소했다고 알리는 것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과 신뢰성이 가파르게 하락하지 않을 정도까지 필자는 미국이 중국에 더 감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5년 혹은 6년간 중국의 행동은 이웃 국가들을 놀라게 하면서 이들 국가들이 미국의 존재, 미국과의 우호관계 및 지역적 동맹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만들었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아마 미국의 영향력을 홍보하는데 있어 미국의 정책 자체보다도 더 큰 역할을 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대통령과 한국의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사이에 개인적 관계로 인해 한-미간 관계 강화가 도움을 받는 우호적 환경이 있었다. 그러나 미래에 미국이 아시아에 대해 전념하는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질문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더 명확한 답변이 필요하다.

데이비드 스트로브 (David Straub)

'아시아 회귀 정책'-혹은 미국 정부 관계들이 선호하는 용어인 '재균형 정책' -은 미국 국익에 있어서 동아시아의 전략적 중요성을 진정으로 강조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가 이라크와 같은 곳에 주둔이 잘못 판단한 정책이라고 여겼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재균형 정책은 또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철수가 외교 안보 정책의 약화를 보여준 것이라는 미국 내 비판자들에게 오바마 정부가 반박한 논거를 제공하려는 정치적 의도도 갖고 있다. 재균형 정책을 언급하면서 오바마 정부는 "약한 것이 아니라 현명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유감스럽게도 재균형 정책은 미국에 대한 중국의 불신을 고조시킨 반면, 중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오며 때로는 이웃 국가들을 괴롭힐 때, 미국이 이 지역에 전념하고 있다는 점을 많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다시금 확신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필자는 여전히 재균형 정책에 대한 이 열광이 과장되었다고 생각한다. 미국 외교정책의 주안점 변화는 미미했고, 점진적이었다. 미국은 지난 한 세기 이상 태평양 지역의 패권국이었으며 또한 앞으로도 그 위상을 유지할 것이다. 미국이 보유한 혹은 이 지역에 주둔 시킬 수 있는 추가적 군사력은 꽤 제한적이다. 게다가 중국과 미국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주도하려 하는 새로운 무역연합체들은 양국이 홍보하는 것처럼 경제적, 전략적 효과가 크지 않다. 그래서 필자는 재균형 정책이 정말로 한반도에 그동안 영향을 미쳐왔다거나 앞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씨 드로트 (Darcie Draudt)

재균형 정책은 해외에서의 미국의 외교적, 군사적, 경제적 정책을 중동과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이에서 더 균형을 잡는 방향으로 변경하려는 정책이다. 요즘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 사이에서는 정책 효과 뿐 아니라 정책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정책이 2011년에 발표된 이래로, 미국은 대담해진 국가들과 IS와 같은 비(非)국가 활동세력들로 인해 새로운 전선이 형성됨에 따라 주로 중동과 유럽에서 새로운 분쟁들이 발생하면서 아시아 밖 지역에서 새로운 도전들에 직면하였다. 동시에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국익에 반하는 난제인 영토수정주의와 민족 통일주의, 민주주의로부터의 퇴보 등도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군사력과 무기 성능 발전 같은 문제도 미국 국익을 위협하였다.

미국은 지나치게 확장해 놓은 미군 자산 때문에 성공정도는 각기 다르더라도 한정된 예산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기존 동맹 구조 속에서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훈련을 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한국과의 동맹도 그 중 하나이다. 이 정책들은 그 자체로서 한국에 새롭고 진전된 의도를 피력하였으나 한국은 특히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미국이 장기간 정책 목표들에 전념할 수 있는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변화하는 지정학은, 특히 이 지역 전체에 걸쳐 중국이 더 큰 영향력을 추구하면서 한국도 비껴가지 않는다. 한미 동맹 내에서도 지난 몇 년에 걸쳐 이러한 점이 드러나는 몇몇 논쟁들이 있었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정책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국 동맹국들에게 효과적이라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미국이 패권국 지위에 머물 수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 먼저 필요하다.

이 글을 쓴 채드 오캐롤(Chad O'carroll)은 NK News의 수석특파원입니다. 박현비가 번역했으며 메인 이미지의 출처는 NK News입니다. 원문은 여기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한국, 탈북 전문가들의 답변은 여기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NK News 한국어판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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