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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론 머스크는 잘 포기한다. 그래서 성공했다

ⓒgettyimageskorea

2015년 10월 20일, 컨슈머 리포츠는 엘론 머스크의 전기 자동차인 테슬라의 모델 S를 추천했던 것을 철회했다. 한때 시운전해 본 차 중 퍼포먼스가 최고라고 칭찬했던 컨슈머 리포츠는 이제 테슬라 모델 S의 신뢰도가 '평균 이하'라고 평가했다. 사실 이건 테슬라에겐 큰 다격이 아닐 수도 있다. 모델 S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차가 두세 대, 또는 그 이상 있는 사람들이다. 모델 S는 색다른 물건으로 소비된다.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다른 차를 몰면 된다.

하지만 테슬라는 목표 가격이 35,000달러인 신차 모델 3은 주류 시장을 강타할 거라고 자신하고 있다. 차 한 대가 유일한 교통수단인 사람들이 주로 고객인 시장이다. 신뢰성 문제에 덜 관대한 시장이다. 테슬라가 지금도 믿을 만한 차를 만들 수 없다면, 더 요구가 많은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인가? 테슬라의 주가는 7%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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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바다 사막에서 매년 열리는 버닝 맨에서, 2004년에 누군가가 10미터 높이의 나무 기둥을 세우고 위에 댄스 플랫폼을 달았다. 수십 명이 기둥을 기어오르다 실패했다. 또 한 사람이 도전했다. 그는 기둥을 오를 수 있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가 애쓰는 모습을 보자 의심은 확신이 되었다. 그는 형편없었고, 곧 실패할 것으로 보였다. 그는 기둥을 꿈틀거리며 조금씩 올라가는 내내 기둥을 끌어안고 있었다. 오직 의지의 힘 만으로 그는 꼭대기의 플랫폼에 올라갔다.

그게 누구였을까? 엘론 머스크.

애쉴리 밴스가 최근 낸 엘론 머스크의 전기에 등장하는 여러 이야기 중 하나다. 페이팔에서 해고 당했을 때 싸웠던 이야기, 말라리아에 걸려 죽다 살아난 이야기 등을 읽다 보면 그는 인내심으로 현재 테슬라가 처한 위기를 벗어날 거라는 결론을 내리게 될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건 엘론의 핵심적인 면을 간과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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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은 17개월이다. 우리가 읽어주는 책 중 하나는 올리버 제퍼스의 '이 사슴은 내 거야!'다. 사슴을 발견하고 이건 내 반려 동물이라고 우기는 윌프레드라는 소년이 등장하는 우스운 이야기다. 윌프레드는 사슴에게 마셀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착한 반려 동물이 되라며 온갖 규칙을 정한다. 마셀은 몇 가지 규칙은 아주 잘 지킨다. 마르셀은 윌프레드가 비를 맞지 않도록 도와주고, 사과 나무 같은 닿기 어려운 곳에 가는 걸 도와준다. 하지만 다른 규칙들은 거의 지키지 못한다. 예를 들어 집 근처에 있지 못한다. 그래서 윌프레드는 집에 가는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뒤에 끈을 풀며 논다.

하루는 윌프레드와 사슴은 집에서 먼 숲 속에서 한 아주머니를 만난다. 아주머니는 사슴을 부르기 시작한다. 로드리고! 그녀는 사슴이 자기 동물이라고 생각하고, 윌프레드는 충격을 받는다. 이건 내 사슴이고 이름은 마셀인데! 하지만 윌프레드가 반발하는데도 사슴은 기꺼이 아주머니에게 가서 사슴을 받아먹는다.

윌프레드는 머리 끝까지 화가 나서 집으로 간다. 하지만 화를 내며 돌아가다가 끈에 감겨 버린다. 이제 윌프레드는 숲 속에서 길을 잃은 채 움직일 수 없게 되었고, 온갖 무서운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 밤이 찾아오고 있다. 전망이 어둡다.

하지만 사슴이 나타나 윌프레드가 빠져나오는 걸 도와주고 집까지 태워준다. 윌프레드는 이 사슴은 원래 자기 것이 아니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래서 둘은 약속한다.

사슴은 윌프레드의 모든 규칙에 다 동의하기로 했다... 자기가 내킬 때만.

윌프레드는 원래부터 더 큰 목적은 야생 사슴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근시안적 목표를 우기는 대신에 적응하는 법을 배웠어야 했다. 처음에는 윌프레드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자기 주위를 적응시켰다. 마셀이 집 근처에 있지 않으려 해서 끈을 사용해 자기가 가는 길을 표시한 것이다. 하지만 그걸로도 부족했다.

윌프레드는 사슴을 자기 의지대로 바꿀 수 없어서, 계속 우기는 대신 근시안적인 태도를 버리고 한 걸음 물러서서 자기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낸 다음 그걸 얻는 방식으로 스스로 적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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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엘론 머스크의 다른 기업 스페이스X도 널리 알려졌다. 엘론은 로켓을 만들어서 인간을 화성으로 보내려 한다. 스페이스X가 원래는 쥐들을 화성으로 보내 번식하는 것을 지켜보려는 목표로 시작했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엘론은 이 실험이 비용이 많이 들고 실제 가치는 아주 적다는 걸 깨닫고 적응했다. 그는 화성에 온실을 보내 척박한 환경에서 재배하는 것을 연구하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다. 그래서 그는 로켓으로 온실을 운반하는 일에 착수했다. 그러나 새로운 장애물에 부딪혔다.

적합한 로켓을 살 수 있는 유일한 곳은 러시아였고, 러시아 측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독점이 원래 그렇듯, 러시아는 최대한 많은 돈을 얻어내려 할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좁고 근시안적인 목표에서 한 발 물러서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은 인간을 정기적으로 우주에 보내는 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프로젝트를 전부 취소하고 적응했다. 그는 자기의 로켓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로켓은 돈이 많이 든다. 심지어 엘론이 가진 돈보다도 훨씬 많이 든다. 그는 스페이스X는 사람들이 작은 물체와 위성을 우주로 보내는 것을 도와주는 회사가 되어야겠다고 결정했다.

문제가 한 가지 더 있었다. 그러나 작은 물건을 우주로 보내주는 비즈니스는 스페이스X를 유지시켜 줄 만큼 돈이 되는 사업이 아니었다.

나는 슬펐고 실망했다. 나는 주문이 밀려들 거라고 기대했지만 8년이 지났는데 주문은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적응해야 했다. 더 큰 로켓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스페이스X는 우주에 자신들의 텔레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를 만드는 비즈니스에 들어가고 있다.

그들은 계속해서 적응했다. 엘론 머스크는 작은 목표 하나에 매달리지 않는다. 그는 더 큰 목표를 만들고, 자기 주위 모든 것과 자기 자신을 적응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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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피는 민물 수족관에서 가장 인기있는 물고기 중 하나다. 그럴 만도 하다. 정말 예쁘고 색이 다양하다. 전세계 어디에서나 야생으로 서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예쁜 물고기들이 야생에서 어떻게 생존할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크지도 않고 독도 없다. 사납게 싸울 수 있는 방어 방법도 없다. 밝은 색 때문에 포식자들이 이끌려서 다 잡아먹어 버리지 않을까?

진화 생물학자 존 엔들러는 1970년대에 베네수엘라의 섬 트리니다드의 구피 개체들을 연구하다 흥미로운 발견을 했다. 같은 물속에 사는 구피들조차 놀랍도록 다양했다.

더 자세히 관찰한 그는 폭포 장벽에 의해 포식자들로부터 보호 받는 상류의 구피들은 빛나고 색이 아름다운 개체들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포식자들이 더 많은 폭포 아래의 하류에 사는 구피들은 칙칙한 색이었고, 진흙이 많은 물과 비슷한 몸 색깔을 하고 있었다.

그는 같은 물 안에서 벌어진 진화를 본 것이다. 이건 드문 일이다. 진화는 보통 오랜 세월에 걸쳐 일어난다. 그래서 그와 다른 학자들은 구피들을 사용해 연구실에서 진화가 얼마나 빨리 일어나는지 무수히 많은 실험을 했다. 그는 이와 같은 환경을 재현했는데, 색이 아름다운 구피들이 있는 수조에 포식자를 넣으면 구피들은 곧 색이 칙칙해졌고, 비늘 색은 연구실 수조 색에 맞춰 변했다.

하지만 진화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면 사실 이건 좀 우울한 얘기다. 각 구피 개체가 진화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진화는 이런 식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구피들은 부모와 DNA에 따라 반짝이고 예쁜 색이나 칙칙한 색으로 태어난다. 포식자가 아름다운 구피들을 먹으면 칙칙한 구피들은 살아남고, 번식하고, 칙칙한 구피들을 더 많이 만들어 낸다. 적응하고 있는 것은 개체군 전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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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운명을 말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다. 하지만 그들을 지켜보았다면, 그들은 그저 차만 만들고 있는 게 아니다. 그들은 소비자와 기업들에게 배터리를 판다. 도요타와 다임러 등 다른 큰 자동차 회사들에게 부품을 판다. 그들은 미래의 '주유소'를 만들고 있다. 그들은 공장을 태양 에너지로 전기를 공급하는 거대한 에너지 창고로 바꿔서 미래의 에너지 회사까지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

엘론은 신뢰성을 되찾기 위해 어떻게 테슬라를 적응시키면 될지 알아낼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 테슬라가 자동차 사업을 아예 접고 다른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로 넘어오도록 하는 일에 집중한다는 소식이 들려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그게 더 큰 최종 목표이니 말이다.

엘론은 장애물들을 뚫고 견뎌낸다. 하지만 그는 중간에 포기해 버리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변화하고 적응한다. 무언가 그의 앞을 막으면, 그는 애써서 뚫고 나가는 대신에 한 발 물러서서 더 나은 공격 대상은 없나 살핀다. 그리고 거기에 적응한다. 그는 자신에게 기회를 더 많이 준다. 왜냐하면 이 이야기에서...

우리들은 구피가 아니라 과학자니까.

허핑턴포스트US의 Elon Musk Is a Quitter. And That's What Makes Him Successful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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