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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 가혹행위' 자살 GOP일병은 배려병사였다

ⓒ연합뉴스

서부전선 일반전초(GOP)에서 경계근무 중 수류탄 폭발로 사망한 육군 일병이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군 복무에 적응이 가능한 '배려병사'로 분류됐던 것으로 4일 확인됐다.

특히 이 일병은 경계근무 투입 이틀째 새벽 수류탄을 터뜨려 숨진 것으로 추정돼 군의 병사관리 문제가 또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군 검찰은 경기도 파주지역 GOP에서 경계근무 중 숨진 A(21) 일병 자살 추정 사건과 관련, 선임병 3명이 사망 전 가혹행위를 한 정황을 파악하고 이들을 구속 수사하고 있다.

A일병은 경계근무 이틀째인 지난달 29일 오전 5시께 초소에 후임병을 남겨두고 후방 100m 지점으로 이동, 자신이 갖고 있던 수류탄을 터뜨려 그 자리에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A일병이 남긴 메모와 동료 진술 등을 토대로 부대 내 가혹행위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메모에는 선임병의 가혹행위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명시돼 있지 않으나 "가족에게 미안하며, (자살은) 가족과는 관련이 없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군 수사 결과 파리채로 때리고 폭언을 퍼붓는 등 A일병에 대한 가혹행위가 지난 9월 초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수차례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A일병은 이미 입대 전 자살시도 전력 등으로 배려병사로 분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움·배려병사'는 과거 보호·관심병사로, 지난해 전방 총기사고 이후 명칭을 바꿔 새로 도입한 병사관리 제도다. 지난해 고성 GOP에서 총기로 동료병사 등 5명을 숨지게 한 임모 병장은 'B급 관심병사'로 분류됐었다.

군 당국은 '유가족이 더이상 관련 보도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는 점을 내세워 구속영장 발부 사유나 사망 전후 사정 등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어 '문제 감추기'에만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A일병은 최전방 수호병으로 자진 지원해 배치받았다"며 "관련 내용은 군 수사기관에서 철저하게 수사 중이며,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은 지난해 윤일병 구타사망사건 때 군 수사기관의 은폐 정황과 축소 수사 발표 등으로 한차례 여론의 뭇매를 맞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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