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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 에드워드 리, "패터슨이 찔렀다"

'이태원 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이 도주한 지 16년 만에 23일 새벽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돼 취재진 질문에 대답한 뒤 구치소로 이동하기 위해 입국장을 떠나고 있다.
'이태원 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이 도주한 지 16년 만에 23일 새벽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돼 취재진 질문에 대답한 뒤 구치소로 이동하기 위해 입국장을 떠나고 있다. ⓒ한겨레

'이태원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다가 무죄로 풀려난 재미교포 에드워드 리(36)가 진범으로 기소된 아더 존 패터슨(36)의 재판에서 "패터슨이 피해자를 칼로 찌르는 걸 봤다"고 주장했다.

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 심리로 4일 열린 패터슨의 첫 정식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여전히 증인과 패터슨 둘 중 한 사람이 피해자를 칼로 찔렀다는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리는 "사건 당시 나는 그저 손을 씻으러 화장실로 갔다"며 "화장실 거울을 통해 패터슨이 대변기 칸을 살펴보고는 갑자기 조씨를 찌르기 시작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이태원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의 재판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4일 재판에 참여한 피해자 고 조중필의 어머니 이복수씨가 휴정으로 법정을 나서고 있다.

그는 "나는 너무 놀라서 돌아섰다. 조씨가 오른쪽 주먹으로 패터슨을 치려 했지만 패터슨은 계속해 피해자를 찔렀다"며 "조씨가 자신의 목을 붙잡고 넘어지려 하는 모습을 보고 나는 화장실을 나왔다"고 덧붙였다.

리는 검찰이 범행 현장 사진을 제시하며 패터슨에게 '사람을 찔러보라'라고 하는 등 범행을 부추기지 않았느냐고 질문하자 "나는 그런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또 범행에 쓰인 22㎝짜리 칼도 자신은 손을 댄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검찰 조사나 경찰 조사를 받을 때 통역이 전혀 없었고 첫 경찰 조사 때도 잠을 재우지 않고 조서에 서명·날인 없이 집에 보내주지 않았다"고 했다. 과거 사건기록 속에서 자신이 범행과 연관됐다고 한 진술들이 신빙성이 없다는 취지다.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패터슨은 리가 법정에 등장하자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리가 자신의 3m 오른쪽 증인석에 앉을 때까지 강한 눈빛으로 응시했다. 패터슨은 증인신문 내내 리와 통역인을 번갈아가며 쳐다봤다.

'이태원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의 재판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4일 처음 범인으로 지목됐던 에드워드 리의 아버지가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당시 17세 동갑 친구였던 패터슨과 리는 피해자 조중필(22)씨가 살해된 1997년 4월3일 오후 9시50분 이태원 햄버거집 화장실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다.

두 사람이 화장실에 들어간 뒤 조씨가 칼에 찔려 숨졌지만 리와 패터슨은 상대방이 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살인범으로 단독 기소된 리는 1998년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가 이날 18년 만에 다시 패터슨과 법정 재회를 했다.

조씨의 어머니 이복수(73)씨는 오전 재판에서 "앉아서 서로 미루고 안 죽였다고 하는 걸 듣다 보니 18년 전 재판과 똑같다"며 "양심이 있다면 '내가 죽였다'하고 사죄를 해야지 쟤들은 인간의 탈만 쓴 사람들"이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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