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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노무 동원된 한국인 유골만 2745위(사진)

ⓒ한겨레

최근 한일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두 나라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노무 동원 피해자의 유골은 아직 돌아올 기약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과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강제동원 한국인 노무자 유골은 지금까지 2천700위가 넘는 것으로 집계되지만 유골 봉환을 위한 대화가 오래전 끊겼기 때문이다.

4일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에 따르면 2005년부터 최근까지 양국이 조사를 벌인 결과 일본에 보관 중인 노무 동원자 유골은 340개소 2천745위다.

유골 수는 조사가 계속되면 늘어날 수 있지만 한일 양국이 공식 확인한 노무 동원자 유골 수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중 10월 현재 유족의 신원이 밝혀진 유골은 153위이며, 유족이 봉환 의사를 밝힌 것은 95위다.

유골에 대한 조사는 2004년 12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일본 총리에게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 봉환 문제를 제기하면서 물꼬가 트였고, 이듬해 5월 한일 정부의 '유골협의체'가 가동되면서 본격화됐다.

양국 정부는 사찰·지방자치단체·납골당 등 일본 전역의 한국인 유골 보관처를 대상으로 유골 실태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위원회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도쿄 메구로(目黑)구의 사찰에 보관된 군인과 군속(군무원) 유골 423위를 봉환했다.

그러나 탄광이나 공장 등지로 끌려간 노무 동원자 유골은 언제 한국으로 봉환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2010년부터 시작된 한일 노무 동원자 유골봉환 협의가 2012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중단됐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홋카이도에서 숨진 강제징용 희생자 유골이 70년 만인 9월 18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 입항한 부관훼리 하마유호에서 내려져 입국장으로 옮겨지고 있다. 유골은 지난 11일 홋카이도를 출발해 도쿄·교토·히로시마·시모노세키 등을 거쳐 이날 부산에 도착했다.

정부 간 봉환 협의가 지지부진하자 기다리다 못한 유족이 개인적으로 가족 유골 1위를 최근 민간단체가 진행한 홋카이도(北海道) 유골 115위 봉환식을 통해 국내에 들여왔다. 나머지 2천744위의 유골은 아직 일본에 남아 있다.

유족 단체들은 일단 유족의 신원이 확인된 유골만이라도 조속히 봉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종대 일제강점하유족회 회장은 "강제동원 희생자의 유족들은 이미 고령이 돼 조속히 유골을 봉환해야 한다"며 "실제 유족들이 봉환의사를 밝혔다면 한일 간 협의를 통해 반드시 유골을 봉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앞으로 일본 정부 외에도 일본 최대 불교 종단인 조동종(曹洞宗)과 다른 민간단체가 조사한 유골도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9월 18일 오전 부산 중구 수미르공원에서 훗카이도 강제노동 희생자 유골 귀환 진혼제가 열려 일본스님들이 독경을 하고 있다.

유족들은 최근 일본이 '전몰자의 유골수집 추진에 관한 법률' 제정안에서 일본인의 유골만 수습하고 한반도 출신자의 유골은 배제하기로 한 데 대한 한국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신윤순 '사할린 강제동원 억류 피해자 한국 잔류 유족회' 회장은 "한국 정부가 강제동원을 자행한 일본이 희생자 수습에 나서도록 강하게 압박하는 한편 유족을 대상으로 DNA 은행을 만드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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