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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 발명가 '장-파트리스 케카'가 생쥐 탑승 우주 로켓을 발사한다

아프리카 중부내륙, 세계 최빈국 중 한 곳인 콩고민주공화국의 한 농장의 허름한 창고에서 로켓공학을 독학한 한 사업가가 쥐와 모기와 파리를 태운 로켓을 우주로 올려보내는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다.

'아프리카의 아인슈타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장-파트리스 케카(45)가 제작하고 있는 3단계 로켓 `트로포스피어 6호'는 그 이름에서 보듯 이미 5호까지 실패와 성공을 거친 '진짜' 로켓이다.

장-파트리스 케카 회사의 직원들이 로켓 작업을 하고 있다. 출처: 아프리카의 산업발전을 위해 아프리카 과학자와 발명자들을 소개하는 웹사이트인 kumatoo.com

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소개된 케카는 콩고민주공화국(이하 킨샤샤 콩고) 정부와는 아무 관계도 없이, 본래 직업인 구리 거래와 의료기기 판매를 통해 번 돈을 자신의 우주계획에 수십만 달러 쏟아부었다.

그는 대학에서 탄도학을 전공한 만큼 로켓에 문외한은 아니었다. 열일곱 살 때 킨샤샤에 있는 집에서 성냥 수백 개비를 긁어모은 화약으로 로켓을 날렸다가 경찰에 체포됐었는데, 나중에 군인들이 군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줘 거기서 낡은 군 교재들로 탄도로켓 학을 공부했다.

그가 지난 2007년 4월 로켓발사대에 처음으로 세운 트로포스피어 1호는 연료부가 비에 젖는 바람에 점화조차 되지 않았다. 그는 당시 현장에 취재 나왔던 기자들은 조상신으로부터 허락도 받지 않고 발사하려다 그렇게 됐다고 비난하기도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밝혔다. 그해 3개월 후 2번째 로켓은 1.6km를 날아올랐고, 또 3개월 후 발사대에 세운 3번째 로켓은 지상관제소가 도둑을 맞는 바람에 발사를 포기했다.

2008년 7월 4번째 로켓은 1년 전의 10배인 16km 상공으로 치솟았다. 로켓공학에서 말하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임을 확인시켜준 셈이다. 킨샤샤 콩고 정부는 "그때부터 내가 장난하는 게 아니라고 보기 시작했다"고 케카는 말했다.

그가 2009년 발사한 5호는 무게 715kg에 2단계 고체 연료로 추진돼 37km 상공까지 오르도록 설계됐다. 여기엔 화상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자료, 항적 등을 지상관제센터에 보낼 컴퓨터가 장착된 것은 물론 들판에서 잡은 쥐 한 마리도 분유 깡통으로 만든 '승객' 용기에 타고 있었다. 이 로켓은 그러나 발사되자마자 비스듬히 날라 인근 산에 추락했고, 쥐는 "과학을 위해 산화했다"고 케카는 말했다.

내년에 쏘아 올릴 '흰 수탉'이라는 별명의 6호는 192km 우주공간으로 날아오르도록 설계됐다. 통상 100km 상공을 지구 밖 우주공간의 시작 선으로 본다. 케카는 이 우주선에 태울 "쥐의 생환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안되더라도 킨샤샤엔 쥐가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6호 로켓의 부품 제작에 필요한 정밀 절삭기 같은 장비는 한 광산회사에서 빌려 쓰고 있고, 그가 채용한 콩고대학 졸업생 30명 정도가 돕고 있다. 그 학생 중 한 사람인 마카야 카부는 "우주를 정복한 다른 모든 나라들을 보라. 우리 콩고인들도 우주를 정복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케카는 정부의 지원을 신청하면 그들은 "로켓과학은 너무 복잡하다"는 이유로 거부하다가 2008년 TV로 중계된 발사장면을 보고 과학부장관이 후원자를 찾아보도록 미국까지 항공료를 지원해줬다고 설명했다. 후원자 물색엔 실패했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문서 가운데는 킨샤샤 콩고 주재 미국대사관이 케카의 자금지원 요청에 대해 언급한 내용도 들어있다. 빈곤감소, 거시경제적 안정, 투자환경 개선 등이 우선지원 대상이라는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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