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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 시험에 애국가 1~4절 쓰게 한 대학강사

  • 김병철
  • 입력 2015.11.02 05:07
  • 수정 2015.11.02 05:08
ⓒ국제시장

육군훈련소장 출신 예비역 장성이 한신대에서 “제주 4·3은 폭동, 5·16은 혁명”이라는 취지로 강의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들은 “학내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 선언에 참여하는 역사학도들과 교수님이 많았는데 정작 국가폭력을 숭상하는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으니 어처구니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신대 교양과목 ‘국가안보론’ 수업에서 강사 김정호씨가 ‘제주 4·3 폭동, 5·16 혁명’이라고 적힌 파워포인트 수업자료를 갖고 강의를 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김씨는 육군훈련소장을 지내고 지난해 7월 퇴임한 예비역 장성이다.

이 사실은 지난 30일 이 수업을 들은 한 학생이 한신대학생 커뮤니티 성격의 페이스북 페이지 ‘한신대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이 글이 알려지면서 “(김씨가 낸)이번 중간고사 문제 중 1번 문제는 애국가를 4절까지 써내는 것이었다”거나, 수업이 시작하고 끝날 때마다 “차렷, 경례”를 외치고 인사한다는 등의 추가 제보가 잇따랐다.

김씨는 1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이 강의에서 <국가안보론>(조영갑 저)이라는 책을 쓰는데 이 책에 나온대로 용어를 생각없이 쓴 것 같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대신 김씨는 “용어가 하도 많이 바뀌어서 기자님이나 제대로 알지 (누가)이런 걸 알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이 책이 어느 정권을 편들거나 하는 게 없이 굉장히 객관성이 있다. 용어는 중요한 것도 아니라서 제대로 언급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중간고사 시험에서 애국가 1~4절을 적어내도록 한 것에 대해서도 “그건 당연히 알아야하지 않겠느냐”며 “애국가를 쓰라고 한 이유는 국가관도 있지만 나중에 취직시험 볼 때도 (물어보는 곳이)있을 수도 있어 그랬다”고 말했다. 애국가 암기와 국가 안보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는 “국가안보는 국방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스포츠가 다 안보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애국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1학기엔 한신대에서 ‘리더십’과목을 강의한 데 이어, 이번 학기엔 ‘국가안보론’수업을 맡아 일주일에 한번씩 강의를 하고 있다. 퇴임 뒤 강의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 김씨는 “(한신대 재단인) 대한기독교장로회 장로인 점도 연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실을 접하게 된 한신대 학생들은 2일 한신대 학사지원팀을 방문해 수업을 중단해줄 것과 학교의 공개사과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1일 “한신대학교에서는 한국사학과 학생들이 가장 먼저 국정화 역사교과서를 반대하는 역사학도 성명서를 조직했고, 전국 대학에서 손꼽을 정도로 많은 교수님들이 국정화 역사교과서 반대 선언에 참여했다”며 “정작 학내에서는 국가폭력을 숭상하는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으니 너무나도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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