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한미, 사드 논의 중"이라던 록히드마틴. 하루만에 부인하다.

  • 김병철
  • 입력 2015.10.31 10:55
  • 수정 2015.10.31 10:59
The first of two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THAAD) interceptors is launched during a successful intercept test. The test, conducted by Missile Defense Agency (MDA), Ballistic Missile Defense System (BMDS) Operational Test Agency, Joint Functional Component Command for Integrated Missile Defense, and U.S. Pacific Command, in conjunction with U.S. Army Soldiers from the Alpha Battery, 2nd Air Defense Artillery Regiment, U.S. Navy sailors aboard the guided missile destroyer USS Decatur (D
The first of two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THAAD) interceptors is launched during a successful intercept test. The test, conducted by Missile Defense Agency (MDA), Ballistic Missile Defense System (BMDS) Operational Test Agency, Joint Functional Component Command for Integrated Missile Defense, and U.S. Pacific Command, in conjunction with U.S. Army Soldiers from the Alpha Battery, 2nd Air Defense Artillery Regiment, U.S. Navy sailors aboard the guided missile destroyer USS Decatur (D ⓒThe U.S. Army/Flickr

미국 최대의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이 지난 29일(이하 현지시간)

" >"한·미 양국이 사드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했던 주장을 하루 만에 뒤집었다.

록히드마틴의 대 언론 업무를 총괄하는 제니퍼 위틀로 홍보담당 수석부사장이 30일 오전 연합뉴스에 이메일을 보내 "양국 정부 간의 논의를 알지 못한다"고 전날의 주장을 깡그리 부정했다.

사드를 담당하는 현업 부사장이 기자회견에서 수차례 언급한 내용을 이튿날 홍보총책이 나서서 완전히 번복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발언을 뒤바꾼 정확한 속사정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워싱턴D.C. 내에선 언론을 이용한전형적인 '치고 빠지기' 수법이 아니냐는 비판론이 대두되고 있다.

물론 경솔하게 '팩트'(사실)를 거론했다가 양국 정부가 강하게 부인하자 마지못해 번복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양국 정부 내부의 기류를 들여다보면 록히드마틴이 연출한 고도의 '언론 플레이'라는 의구심이 강하게 들고 있다.

양국 정부의 논의가 기대대로 이뤄지지 않자 기자회견을 열어 "논의가 시작됐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띄워 언론보도를 유도하고는 양국 정부가 부인하자 "잘못된 발언이었다"고 발뺌한 것이란 얘기다.

특히 다음 달 2일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를 앞두고 한·미 양국을 상대로 사드 논의에 나서도록 압박하려는 포석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록히드마틴의 사드 소개 영상

록히드마틴은 지난 4월 초에도 비슷한 '전과'가 있었다. 미사일개발 총책인 댄 가르시아 수석 책임자가 뉴욕타임스(NYT)에 "미국과 한국 정부에 사드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해오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의 방한(4월9일)을 며칠 앞두고 나온 이 발언을 당시 한국 국방부는 강력히 부인한 바 있다.

사실 록히드마틴의 29일 기자회견은 '기획된' 의도가 짙었다. 각국 특파원들과 미국 내 일부 언론인들이 상주하는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그것도 '미사일 방어'(MD)라는 포괄적 주제로 예고도 없이 기자회견을 자청했기 때문이다.

미국 국방전문 기자들을 비롯해 한국 특파원들이 관심을 표명하면서 참석했고, 이 자리에선 자연스럽게 주요현안의 하나인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제1차 걸프전 당시 쓰였던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최신형 PAC-3

논란의 발언을 한 마이크 트로츠키 부사장은 공식 회견석상에서 "공식·비공식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회견을 마치고서 별도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서도 "초기단계 논의를 하고 있다" "논의의 형식은 당국자들에게 물어보면 된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유도했다. 언론이 이 부사장의 발언을 비중 있게 보도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보도에 대한 한·미 양국 정부의 반응은 의외였다. 한국 국방부에서는 즉시 "금시초문"이라는 얘기가 나왔고, 미국 펜타곤 대변인은 "아무런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고, 공식적 논의도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일각에서는 록히드마틴이 미 정부와 '사전교감'없이 그같은 언급을 했겠느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펜타곤 내에서는 내심 불쾌해하는 분위기가 읽혔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이런 상황에서 록히드마틴이 하루 만에 홍보담당 수석부사장 명의의 논평을 통해 전날 발언이 잘못됐다는 식으로 나온 것이다. SCM을 앞두고 사드 논의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목적'을 달성하고는 곧바로 발을 뺀 모양새가 됐다고 할 수 있다. 록히드마틴 측은 한국 언론을 상대로 사드 발언의 장본인인 해당 부사장의 해명이나 사과 한마디 없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유감스럽다"고만 논평했다.

미국 조야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쳐온 최대 군산복합체인 록히드마틴이 상황이 뜻대로 돌아가지 않을 경우 '무리수'를 쓰려는 유혹에 빠진 것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최근 미국의 차세대 전략폭격기(LRSB) 개발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노스럽 그루먼에 밀려난 록히드마틴이 새로운 활로 모색 차원에서 사드를 비롯한 미사일 방어체계를 중동과 유럽, 아시아의 동맹·우방국들에 판매하고자 조급해진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사드 #록히드마틴 #한미 #국제 #미사일 #국방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