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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근무하던 50대 학교 경비원이 숨진채 발견됐다

ⓒ한겨레

*위 이미지는 자료사진입니다.

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비정규직 근로자가 근무 도중 쓰러져 숨지면서 열악한 근무 여건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31일 충북 충주경찰서와 충주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7시 40분께 충주 A중학교에서 경비 근무를 서던 박모(59)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학생과 교사들이 119구조대와 경찰에 신고해 박 씨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경찰은 평소 몸이 약했던 박 씨가 잇단 밤샘 근무를 하다 심근경색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씨는 용역업체 B사에 고용돼 지난 3월부터 이 학교에서 경비로 일하면서 매일 혼자 숙직을 전담하다시피 해왔다.

직전에 주유소에서 일했던 박 씨는 경비 업무는 처음이었다고 학교 관계자가 전했다.

박 씨는 오후 4시 30분 출근해 이튿날 오전 8시까지 15∼16시간 정도 일한 뒤 퇴근했다가 8시간을 쉬고 다시 출근하는 일을 반복해 왔다.

한 달에 주어지는 휴무일은 나흘뿐이다. 일주일에 한 번꼴이다. 자신이 원하는 날을 골라 쉴 수 있다는 게 박 씨를 고용한 용역업체의 설명이다.

이렇게 일하고 받는 월급은 100만 원 안쪽이다.

박 씨처럼 용역업체에서 파견된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은 교사의 숙직이 없어진 뒤 빈자리를 대신해 왔다.

지방자치단체와 학교별로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학교 경비원의 근무시스템과 처우는 대체로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전에는 지금보다도 상황이 훨씬 더 열악했다.

2013년까지만 해도 쉬는 날이 거의 없었다. 심지어 명절 연휴 때 하루도 쉬지 못해 자녀나 손주들의 세배조차 학교 숙직실에서 받아야 했다고 한다.

이후 한 달에 2번 휴무일이 생겨났고, 80만 원 수준이던 월급도 90∼100만 원으로 올랐다.

한 용역업체 대표는 "나이 드신 분들의 근무여건이 너무 열악해 개선해 보려고 애쓰지만 업체 입장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개선될 부분이 아직도 많다"고 말했다.

교육당국도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만 개별 학교와 용역업체들 간의 계약이라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충주교육지원청은 "도 교육청 차원에서 분기마다 당직 여건 개선을 위한 지시사항을 각 학교에 내려보내지만 권고만 할 뿐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힘닿는 선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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