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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풍자' 연출가, 국악원 공연서도 '배제'되다

ⓒ한겨레

박근혜 대통령을 2년 전 작품에서 ‘비하’했다는 이유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 산실 지원사업 포기를 종용받았던 연극 연출가 박근형(52)씨가 이번에는 다음달 6일로 예정됐던 국립국악원의 기획공연에서 하차를 요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 등 특정 예술가에 대한 공공 예술기관의 배제 시도가 계속되면서 ‘예술가에 대한 정치검열’ 논란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29일 국립국악원과 공연계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국악원은 11월6일 국악과 다른 장르의 협업 프로그램인 <금요공감>에 국악연주단체 ‘앙상블 시나위’와 박근형 연출, 기타리스트 정재일의 협업 작품 <소월산천>을 공연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악원은 지난 22일 갑자기 ‘국악원의 공연장인 풍류사랑방이 연극 공연에 부적합하다’며 박근형 연출의 연극을 빼고 음악공연 위주로 공연을 변경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앙상블 시나위는 24일 <금요공감> 공연을 할 의사가 없다며 철회 뜻을 밝혔고, 국악원은 26일 곧바로 대체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국악원은 “애초 창작국악 연주를 전제로 프로그램을 편성했는데, 앙상블 시나위 쪽이 공연 2주 전에야 극단 골목길과의 협업을 내용으로 하는 세부 계획을 냈다”며 “이에 연주 중심으로 공연 변경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연계에선 국악원이 연극 배제 이유로 든 ‘풍류사랑방이 연극 공연에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박이 나온다. 앞서 풍류사랑방 무대에는 지난 4월 51회 동아연극상 수상작인 <판소리 단편선: 주요섭 ‘추물/살인’>이 올라간 바 있다. 더구나 <소월산천>은 지난해 12월 서울 대학로 소극장 시월에서 공연하며 작품성을 검증받기도 했다. 국악원의 이번 처사에 대해 장르간 협업이라는 프로그램 취지를 훼손하는 것은 물론 ‘박근형 배제’의 이유 또한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연계는 사실상의 사전검열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소월산천>에 앞서 30일 <금요공감> 무대에서 ‘즉흥 트리오’를 올릴 예정이던 안무가 정영두씨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악원의 정치적 탄압과 사전검열을 목격하면서 최소한의 예술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출연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현 정부가 정부에 비판적인 예술가들을 얼마나 집요하게 탄압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낸다”고 말했다.

국악원은 “공연장의 특성에 적합한 프로그램의 제작 협의 과정에서 발생한 일로, 정치적 탄압이나 검열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정영두 이하 "정"> 아래 글은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금요공감 출연 거부를 밝힌 저의 입장에 대한 국립국악원 측의 입장입니다. 그리고 다시 국립국악원 입장에 대한 저의 입장을 밝힙니다. 밝히지 못했던 사실들을 ...

Posted by 정영두 on 2015년 10월 29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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