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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9일 08시 34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10월 29일 08시 35분 KST

대법 '살인 혐의' 윤일병 사망사건 파기 환송

한겨레
30일 낮 용인 3군사령부 군사법정에서 열린 윤승주일병 사건 선고공판이 끝난 뒤 윤일병의 어머니가 아들 이름을 부르며 오열하고 있다. 오른쪽은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

가혹행위 끝에 후임을 숨지게 한 육군 병사들이 군사법원에서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29일 '윤 일병 폭행사망 사건' 주범 이모(27) 병장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징역 3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하모(23) 병장과 지모(22)·이모(22) 상병, 의무지원관 유모(24) 하사 등 공범들에게 징역 10∼12년을 선고한 원심도 전부 파기됐다. 이 가운데 유 하사를 제외한 3명에게 살인 혐의가 인정됐었다.

이들은 작년 3월 초부터 윤 일병에게 가래침을 핥게 하고 잠을 못자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저지르고 수십 차례 집단 폭행에 같은해 4월7일 윤 일병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가 쟁점이었다. 군 검찰은 애초 이들을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했다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이 병장 등 4명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윤 일병이 숨질 가능성을 알면서도 계속 폭행해 숨지게 했다는 것이다.

다섯 명의 사병들이 그들이 건설한 소왕국에서 한 동료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이를 감독해야 할 하사관은 수수방관하면서 협력했다. 간섭, 통제, 교화, 처벌 등 지배의 규율만 통하는 한국 군대는 외부와 단절된 ‘사병들의 소왕국’들을 생산할 수밖에 없다. 10월30일 군 법원은 이른바 ‘윤 일병 사건’으로 기소된 이들에게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죄로 최고 45년 징역형을 선고했다.

1심을 맡은 육군 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이 병장의 경우 미필적이나마 윤 일병이 사망할 것을 인식하면서 폭행을 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고 때렸을 가능성도 있다"며 군 검찰이 예비적 공소사실로 돌린 상해치사 혐의만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이 병장 등 4명의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은 "피해자가 죽을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았고 이를 용인했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도 이 병장의 형량은 징역 45년에서 35년을 낮췄다. 재판부는 "살인을 주도적으로 계획한 것이 아니고 유족을 위해 1천만원을 공탁한 점 등으로 미뤄 1심 형량은 다소 무겁다"고 판시했다. 나머지 피고인 4명도 각각 징역 15∼30년에서 감형받았다.

이 병장은 국군교도소에 복역하면서 올해 2월부터 동료 수감자 3명에게 폭행과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전날 군사법원에 추가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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