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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가 기억하는 논객 신해철의 모습

10월 27일은 가수 신해철이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JTBC 뉴스룸’은 이날 신해철의 아내인 윤원희 씨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손석희 앵커와 신해철은 과거 ‘100분 토론’에서 수차례 만났던 사이. 이날 인터뷰에서 손석희 앵커는 당시 자신이 기억했던 신해철의 모습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JTBC 뉴스룸 '인터뷰' 동영상 보기)

“(신해철 씨는) 꼭 어려운 주제(의 토론에)만 나왔습니다. 신해철 씨가 나와주지 않으면 토론이 성립이 되지 않는, 다시 말하면 신해철 씨 편에 다른 사람이 잘 서지 않는 그런 어려운 주제들이었던 걸로 기억을 하고, 지금도 기억에 어느 날인가는 한쪽 손에만 하얀 장갑을 끼고 오셔서 이러고 나가도 되느냐 그래서 괜찮다고(한 적이 있습니다)”

이날 손석희 앵커는 윤원희씨에게 “독설가 혹은 소셜테이너로 불리는 남편이 좀 부담스럽다거나 걱정된다거나 그러진 않습니까?”란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해 윤원희씨는 “집에서는 항상 포근했기 때문에 부담스럽지는 않았다”며 “다만, 안타깝기는 했었다”고 말했다. “하루는 ‘100분 토론’에 출연을 하고 집에 와서는 아이들 방에 들어갔다 나오더니 이제부터 좀 정치적인 안티가 생길 수도 있고 음악을 못하게 될 수도 있어서 그런 상황이 올까 봐 좀 두렵다. 그래도 자신의 소신을 굽혀서 말할 수는 없었으니까 이해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이어진 대화에서 손석희는 다시 논객으로서의 신해철에 대해 말했다.

“그게 언제쯤이었는지는 저는 기억을 할 것 같네요. 두 번 출연하고 나서 신해철 씨가 다음 어떤 토픽이 있어서 섭외를 했더니 자기는 '이제 100분 토론을 안 나가겠노라'라고 해놓고 두 번인가를 더 나왔습니다. 사실 저는 가수로서의 신해철 씨도 물론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논쟁가로서의 신해철 씨는 정말 훌륭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중략.... 그래서 갑자기 타계했을 때, 훌륭한 가수를 잃은 것도 맞지만 저로서는 매우 훌륭한 논객을 한 사람 잃었다는 게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아래는 지난 2008년 12월 18일에 방송된 ‘100분 토론 - 400회 특집’의 한 장면이다. 마침 이 방송에서 다룬 이슈 중 하나는 ‘교과서’에 관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신해철은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서 '좌'라는 단어가 가지는 금기사항들, 그리고 애시당초 그런 것이 이 땅에 존립할 수 없었다는 것들... 그래서 '좌'라는 단어가 등장하면 악으로 치환되는 그런 구조하에서.. 현재 교과서에서 불리한 것이 보여지면, 그런 것은 곧 좌라고 이야기하고 악으로 치환하는 방식으로 지금 현재 교과서는 좌편향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어디까지 더 좌편향을 수정해야 합니까. 4.19를 데모라고 이야기하고, 그렇다면 우리가 5.18까지 양보해야합니까? 어디까지 물러서야 가운데에 있는 교과서라고 이야기할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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