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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생 카카오 대표의 첫 기자회견

  • 김병철
  • 입력 2015.10.27 18:28
  • 수정 2015.10.27 18:29
ⓒ연합뉴스/카카오 제공

35살의 젊은 나이에 국내 대표 인터넷기업의 수장이 되어 화제가 된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취임 한달 만에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27일 오후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 있는 카카오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임 대표는 “모든 경제활동이 다 모바일로 들어오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만 최근 카카오톡 감청 협조 재개에 대해서는 “사용자를 생각하면서 내릴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이란 생각이 들었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부슬부슬 비가 내린 제주 본사 앞마당에는 돌하르방이 ‘다음’(DAUM)이란 글씨를 지운 자리에 ‘카카오’(KAKAO)를 새긴 노트북을 들고 서 있었다. 임 대표는 분홍색 셔츠의 팔을 걷고, 푸른색 스니커즈 위에 발목을 드러낸 감각 있는 패션으로 100여명의 기자들 앞에 섰다.

그는 “현재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6명으로 구성된 시엑스오(CXO)팀이 한 사무실에서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수시로 의견을 나누며 일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택시를 부르는 카카오택시나 결제를 하는 카카오페이처럼 콘텐츠, 검색, 게임, 광고, 금융 등 모든 실물경제활동이 모바일을 통해 가능하도록 ‘온디맨드 환경’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리운전을 포함해 상상 가능한 모든 오투오(온라인 투 오프라인) 서비스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카카오톡 감청 협조 재개 결정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감청 이슈는 제가 대표가 되기 전에 불거진 것으로 지난 1년 동안 내부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안다”며 “어쨌거나 대한민국에서 기업을 하는데 수사당국을 따르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도 있어 적법절차를 밟아 요청하는 경우에 상대를 지우고 대화 내용을 주는 것 정도가 사용자들을 생각하며 내릴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의 도박설과 관련해서는 “회사랑 직접 연관된 사항은 아니어서 회사의 방향과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답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카카오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임 대표가 2011년 소프트뱅크벤처스 재직 시절에 투자한 ‘로티플’을 카카오가 인수하는 과정에서 김범수 의장과 만났다”며 “임 대표가 ‘사람을 중심으로 투자한다’고 말해 인연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 계열의 한국 내 창업투자사다.

메신저, 콜택시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를 운용하면서 감청 논란, 도박설 등으로 사용자의 신뢰를 잃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 그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퀄리티’(질)라고 생각한다”며 “두 개(서비스의 질과 감청 이슈 등으로 인한 신뢰 하락)는 다른 이슈”라고 말했다.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임 대표는 대표이사로 취임하기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삶의 이력도 소개했다. 1980년생인 그는 종합상사에 근무했던 아버지를 따라 파나마, 칠레, 브라질, 미국 등에서 살다 1988년에 귀국해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한국 생활을 했다. 초등학교 시절에 ‘잠실 리틀야구 선수단’에 가입해 중학교 1학년까지 야구선수 활동을 하기도 했다.

야구에서 공부로 진로를 바꾼 뒤 ‘빌 게이츠처럼 세상을 혁신하고 싶다’는 꿈을 안고 카이스트 전산학과에 진학했고 뒤에 산업공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엔에이치엔(NHN) 전략 매니저,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를 거쳐 벤처투자가로서의 삶을 살게 된 것은 우연히 창업투자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의 투자·인사 담당 임원에게 입사 제안을 받은 게 계기가 됐다.

임 대표는 “가장 자신있고 잘하는 것은 사람을 보고 그 사람을 믿어주는 것”이라며 “이러한 개인적 소신이 벤처 투자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였고, 이를 카카오에서도 계속해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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